국회 내 여성의원 대표성 확보…젠더 파트너십 확대
이번 상임위 구성에서 18개 상임위 및 특위 중 여성위원회, 정무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3개 분야에서 여성의원이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는 전체에서 약 16%에 해당, 18대 국회의 여성의원 비율인 13.7%를 약간 웃도는 수치로 국회 내 여성의원의 대표성은 확보한 셈이다.
당초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여성위는 이번 국회에서 존치가 결정됨에 따라 민주당 몫인 상임위원장직에 신낙균 의원이 선출됐다. 신 의원은 지난 8월 26일 본회의에서 선출된 18개 상임위원장 중에 유일하게 재선 의원이다.
여성 다선 의원으로서 상임위원장직에 오른 의원은 정무위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4선)과 환경노동위 추미애 민주당 의원(3선)이다.
두 의원이 상임위원장에 선임된 것은 국회 내 여성의원들의 정치적 성숙도와 입지가 나날이 향상되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보다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위원회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상임위원장 배정 과정에서 민주당은 전체 상임위원장 할당 인원의 30%인 2석에 여성위원을 선임함에 따라 정당사에 있어 파격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국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어느 정당도 상임위 정원 중 30%를 여성에게 배정한 적은 없었다”며 “앞으로 여성의원들의 활발한 상임위 진출과 각 정당·국회 조직 변화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여성의원이 수적으로 열세여서 평가 자체가 무색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여성의원들의 경우 대부분 선수가 낮아 상임위원장 선임에 있어 선수가 높은 남성의원들에게 순위를 내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원들 대부분이 전국구 출신으로 여성계나 보건복지 분야에서 활동 경력을 쌓은 경우가 많아 건설, 국방, 치안, 정보 등 주요 핵심 상임위에 배정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성인지적 예산을 다루게 될 예산결산특위의 경우 양성평등적 시각을 갖춘 의원들의 참여가 더 높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화영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강사는 “여성의원들의 상임위 배분문제는 근본적으로 여성정치인의 충원채널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할당제를 통해 여성의원의 수를 늘리고 다양한 전문영역의 인재를 발굴해 충원채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임위 소속 의원 배정과 관련, 여성위에 남성의원 6명이 명단에 올라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여성위 전체로 볼 때 약 37.5%에 해당하는 비율로 국회 내 젠더 파트너십 확대의 기반 마련이란 의미를 띤다.
남성의원들의 여성위 활동이 많아지게 됨에 따라 양성평등과 여성문제 등에 남성의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그런 분위기가 국회에 확산될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다.
또한 여성위가 다른 상임위원회 활동도 겸할 수 있는 겸임위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 각 분야에 양성 평등적 시각과 방향성을 제공하고 균형잡힌 법안 도출을 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한편 이번 상임위 배정에 있어 여성위에 배정된 의원들 외에도 많은 여성들이 분야별 상임위에 포진돼 앞으로 활약상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위원회의 경우 여성의원 숫자가 다른 위원회에 비해 월등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손숙미 이애주 이정선 최영희 곽정숙 등 5명의 의원은 여성위와 겸직 활동을 하게 됨으로써 보건복지 분야와 여성 분야의 업무 연관성이 높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밖에 각 상임위 간사직을 맡은 여성의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나경원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방통위의 한나라당 간사로 활약하며 김금래 의원은 여성위에서 역시 한나라당 간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서는 박영선 의원이 국가정보원을 소관기관으로 하는 정보위 간사로 활약하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여성위와 외교통상통일위에서 간사로 활동한다.
이밖에도 민주당 4선의 이미경 의원은 외교통상통일위에서, 3선의 조배숙 의원은 농림수산식품위에서 활동한다.
한나라당 재선 진수희 이혜훈 의원은 기획재정위를, 전여옥 의원은 국토해양위에서 상임위원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국회운영위와 정무위를 겸하고 친박연대의 양정례 의원은 기획재정위에 소속돼 일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