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사는 편집권 논쟁 중
대학언론사는 편집권 논쟁 중
  • 김연희 / 여성신문 인턴기자 (홍익대 학보사 사회부장)
  • 승인 2008.08.22 11:13
  • 수정 2008-08-22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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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연히 독립 언론” vs “당연히 학교 부속기관”

최근 KBS 정연주 전 사장의 해임 문제로 언론의 독립성 논쟁이 뜨겁다. 이는 비단 KBS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보사, 방송국, 영자신문사 등 대학 내 언론도 내홍을 겪고 있다.

학생들이 만드는 아마추어 언론이라도 엄연히 언론이므로 학우들의 알권리를 위해 편집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학생기자들과, 학생들의 자치기구가 아닌 학교 예산이 지원되는 부속기관이므로 학교 측의 입장에 어느 정도 순응해야 한다는 주간교수의 엇갈린 주장 속에 대학 언론이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 비판·고발 기사 무조건 ‘삭제’

주간교수가 홍보기사 쓰도록 ‘강권’

P대학 학보사는 기획회의 단계에서 주간교수와 관점이 다른 기사는 무조건 삭제 당한다. 학내 고발이나 비판 기사는 무조건 쓸 수 없다는 것이 주간교수의 일관된 입장. 이 대학 학보사는 과거 1990년대 후반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에 관한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폐간 조치됐다.

학보사 편집국장은 “학생기자들이 아무리 설명을 해도 교수의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나 사진은 신문 어디에도 게재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K대학 신문사 주간교수는 종종 “이 주제로 기사를 써보는 게 어떻겠니?”라고 제안한다. 그러나 학생기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이 대학 학생기자는 “겉보기에는 주간교수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회의 때마다 학교 홍보기사를 쓰도록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간교수는 기사가 자신이 의도한 방향대로 나오지 않으면 심한 불쾌감을 표하기도 한다”며 “매주 신문을 만들 때마다 기사를 잘 쓰기 위해 고민하는 시간보다 교수를 설득하는 시간이 더 길다”고 토로했다. 

교수 입맛대로 취재부장 선발 물의

학교 예산지원 빌미로 폐간시키기도

그래도 이 정도는 양호한 편이다.

Y대학 학보사는 지난해 5월 호외를 발행했다. 주간교수와 편집권 마찰을 빚어오던 중 교수가 편집국장이 임명한 부장이 아닌 다른 학생기자를 부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학생기자들은 편집권과 인사권 보장을 요구하며 임의로 무제호 신문을 만들었다.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주간교수는 “학생기자들의 자치권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신문이 다시 나올 수 있었다.

H대학 영자신문사는 지난해 5월 폐간됐다. 이 학교 영자신문사는 17년 동안 학교의 예산지원을 받지 않는 학내 자치기구로 운영됐다. 학교 측은 공식기구로 만들어주겠다며 학보사와의 통폐합을 강요했고, 결국 폐간을 결정했다.

영자신문사 편집국장은 “학교 예산을 지원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학교 정책에 대한 비판적 태도와 부정적 기사, 학생 중심의 편집 방향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대학언론도 언론…일방적 강요 안돼

교수와 학생기자 소통의 폭 넓혀야


 

김지혜 전국대학신문기자연합 의장은 “대학 언론은 엄연히 학우들의 알권리를 위해 존재하는 독립 언론”이라며 “대학 언론을 하나의 언론으로 보지 않고 학내 홍보수단 중 하나로 폄훼하는 학교 측의 태도는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동열 홍익대 신문사 주간교수는 “현재 대학 언론사 주간들이 학생들과 토론을 하는 등 소통을 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경향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대학 언론이라도 헌법에 보장돼 있는 언론의 자유는 엄연히 지켜줘야 한다”며 “기성세대로서 학생기자들의 의견을 북돋워줄 수 있는 역할과 함께 기자로서의 책임의식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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