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 넘어 ‘여성전문경호’ 블루오션 창출

 

국내 첫 여성전문경호업체 CEO, 여성 사설탐정 1호, 태권도·경호무술·용무도 합계 12단, 태권도사범 등 자격증 20여 개.

고은옥 퍼스트레이디 대표의 이력이다.

신장 170㎝ 늘씬한 체구에 꽃처럼 화사한 외모를 지닌 그는 금녀의 구역이던 경호업계를 단숨에 섭렵한 최고의 여장부다.

고 대표는 “일에 대한 욕심과 과감한 도전정신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회상했다.

지난 2003년 11월 ‘퍼스트레이디’를 설립한 고 대표는 거친 남성들의 세계에서 우뚝 서기 위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당시만 해도 경호업계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어요. 여성 경호원도 거의 없었고, 더욱이 미혼 여성이 경호사업에 뛰어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해 보였을 거예요.”

그가 잡은 한 가닥의 희망은 여성 경호시장에 대한 전망이었다.

“여성이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증가하고, 보다 세심한 부분까지 챙겨줄 수 있는 경호원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여성 경호원의 수요가 늘어날 것을 직감했어요. 때마침 경호 관련 학과도 인기 학과로 급부상했고요.”

대학에 입학했을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경호 임무를 수행해온 그는 틈새시장을 공략해보겠다는 일념으로 창업을 결정, 여성 인력만으로 최초의 법인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게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고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전쟁과 같다”고 비유했다.

정부로부터 창업 보조금을 지원받을 때도 미혼이라는 이유로 보증인을 두 명이나 세워야 했고, 경영자의 노력보다는 인맥을 통해 업무가 수주되는 분야여서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부하직원으로부터 배신을 당한 일은 고 대표를 더욱 힘들게 했다.

“파견을 보냈더니 퇴사를 하고 고객사로 입사하는 요원들도 있었어요. 몇 해 전엔 믿었던 중간관리자가 거래처를 빼돌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죠.”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그가 깨달은 경영철학은 ‘인재경영’.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죠. 특히 우리 업종처럼 사람이 직접 움직여야 하는 경우는 인적자원이 최고의 자산입니다. 때문에 고객이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우리 요원의 자존심이 상하게 하는 일은 절대 시키지 않습니다.”

“직원들을 가족처럼, 동생처럼 생각하고 집안의 경조사를 꼼꼼히 챙겨주는 것이 여성 CEO의 강점이자 이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사실 그는 CEO이기 전에 여성 경호원으로서 일찌감치 유명세를 탔다.

수학능력시험을 마치고 명지대 경영무역학부에 입학한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경호업무를 시작했다. 당시엔 경호원이라는 직업군도 생소했던 터라 여성경호원은 더더욱 낯설었다.

“무작정 경호업체를 찾아가 일을 시켜달라고 졸랐는데, 여자가 무슨 경호원을 하냐는 핀잔만 돌아왔어요. 부디 교육이라도 받게 해 달라고 조르고, 교육을 받은 후에는 현장에 투입시켜 달라고 또 졸랐죠.”(웃음)

그렇게 해서 얻은 첫 임무가 인기가수의 경호였다. 공연장 출입구에 서서 온몸으로 오빠부대 청소년들을 막아낸 그는 온몸이 멍투성이가 됐지만, 그 임무를 계기로 캄보디아 훈센 총리 경호실에 파견되기도 했고, 고르바초프 옛 소련 대통령, 영화배우 톰 크루즈, 가수 비 등 유명인의 신변 보호를 담당했다.

“자다가도 호출을 받으면 바로 뛰어 나가야 하고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직업이긴 하죠. 하지만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 일이 내 천직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가 갖은 편견과 주변의 만류를 극복하고 지금의 자리에 오른 가장 큰 원동력은 강한 어머니에게서 비롯됐다. 중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의 손에 자란 고 대표는 “어머니의 양성평등한 교육관 때문에 금녀의 구역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가 둘째고, 위아래로 언니와 여동생이 있어요. 딸만 셋인 터라 어렸을 때부터 이런저런 편견에 맞서 싸워야 했습니다. 주위에서 양자를 데려오라는 말도 많았고, 제가 태권도를 배운다 했더니 계집애가 무슨 태권도냐며 핀잔을 주는 분들도 많았죠. 하지만 어머니는 여자라서 못할 건 없다며 언제나 힘을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 역시 어머니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고은옥 대표.

이젠 좀 편하게 살 법도 해보이지만 여전히 일 욕심 많은 그다.

“여성 경호원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늘어나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요. 여성 경호원 양성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또 올해 안에 여성경호인협회를 발족해 여성 경호인들의 구심점을 만들 계획도 있어요. 결혼이오?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주세요.”(웃음)

‘퍼스트레이디’는

유명 정치인, 기업인, 연예인, 일반인을 비롯해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찜질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경호서비스를 실시하는 여성전문경호업체다. 퍼스트레이디의 요원들은 의뢰인을 보호하기 위한 무술실력은 기본이고 외국어, 컴퓨터, 운전, 골프 등 만능에 가까운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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