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남편교육 현장을 가다
다문화 남편교육 현장을 가다
  • 김재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7.25 15:52
  • 수정 2008-07-25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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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5% 바뀌면 가정문화 100% 달라져
10주간 문화 이해와 소통법·대화법 등 교육
다문화 가정의 이혼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남성과 외국인 아내와의 이혼은 5794건으로 전체 이혼 12만4590건에서 약 7.1%를 차지했다. 이혼 사유의 대부분은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통 불가’였다.

지금까지 다문화가정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이주여성들의 한국문화 적응을 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이혼이 늘어나면서 남편들에 대한 교육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매주 금요일 국제결혼가정 남편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아산우리가족상담센터의 교육 현장을 찾았다. 

“아내가 동생을 낳았는데, 첫째아이가 자꾸 둘째아이를 못살게 굴어 걱정이여, 아내랑 내 말도 요즘 따라 부쩍 안 듣는 것 같다니까.” 

“그건 첫째아가 둘째아한테 엄마 사랑을 빼앗길까봐 관심 끌려고 그러는 겨. 그럴 땐 무조건 윗사람 편드는 것이 집안이 화목해지는 길이여.”

지난 18일 늦은 저녁, 충남 아산에 위치한 아산우리가족상담센터에서는 육아에 관한 남편들의 수다가 한창이었다. 이들은 외국인 여성을 아내로 맞은 남편들로, 센터에서 진행하는 다문화가정 남편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아산우리가족상담센터는 한국여성재단과 우정사업본부의 후원으로 부부가 함께하는 다문화체험 프로그램 ‘빗장을 열고 행복 속으로’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국제결혼 가정의 갈등을 해결하려면 남편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중에서도 ‘동화 읽는 남편 모임’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 결혼이민 여성들의 자기 나라문화 소개, 동화 읽고 소감 나누기, 아이와의 대화법, 아이와의 놀이 개발 등 참여 위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통해 아내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가족 간의 의사소통법을 배우게 된다.

10주간의 모임을 끝내고 나면 남편들은 육아전문가이자 가족상담가로 거듭나게 된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중국인 아내와 함께 살고 있는 이충열(43)씨는 “집안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아내에게 잘해 줄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배우니까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집안 분위기가 좋아졌다”며 “남편이 5%만 노력해도 집 분위기가 100%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느끼던 가족과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김종철(37)씨는 베트남 출신 아내는 일 때문에 바쁜 자신을 잘 이해 못했고, 자신은 아내 나라의 문화를 이해 못해 부딪치는 부분이 많았는데 서로를 이해하고 이해시키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참가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박선영 아산우리가족상담센터 상담실장은 “모임에 참여하는 남편들끼리 서로가 멘토·멘티가 되어주면서 자체적으로 집단 상담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곳에서는 결혼이민 여성들이 고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다문화체험’ 순서도 마련,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는 동시에 결혼이민 여성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인도네시아 출신 안너씨는 ‘나시고랭’이라는 인도네시아의 전통음식을 대접하고 인도네시아의 문화, 명절, 언어 등을 소개했다. 이번 발표를 위해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을 다니는 동생에게 자료를 요청하고, 3일 동안 밤을 새우며 준비했다고. 안너씨는 “우리나라 문화를 각 나라 사람에게 소개하니까 자부심도 느끼고, 기분이 좋다”며 인도네시아어로 ‘감사합니다’라는 뜻의 ‘뜨리마 가시’를 연발했다. 

아쉬운 점은 이처럼 다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남성들이 소수라는 것. 남편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문인순(49)씨는 “주위를 보면 다문화가정 모임에 나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게 되면 부인이 도망갈까봐 참여하지 않는 남편들이 대부분”이라며 “그런 사람들을 유인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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