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리얼리티가 드라마 완성도 열쇠
직업 리얼리티가 드라마 완성도 열쇠
  • 신신자 /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운영위원
  • 승인 2008.06.20 10:13
  • 수정 2008-06-20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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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여성 캐릭터 새 트렌드로
신데렐라·악녀 선악구도 반복 한계

 

전문직 여성을 다룬 드라마가 방송가의 새 트렌드가 되고 있다. 왼쪽부터 ‘강적들’의 여성경호원, ‘온에어’의 연예인과 드라마 작가, ‘스포트라이트’의 방송 기자로 등장한 여배우들의 모습.
전문직 여성을 다룬 드라마가 방송가의 새 트렌드가 되고 있다. 왼쪽부터 ‘강적들’의 여성경호원, ‘온에어’의 연예인과 드라마 작가, ‘스포트라이트’의 방송 기자로 등장한 여배우들의 모습.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전문직 종사자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를 반영하듯, 당당하고 능력 있는 전문직 여성들을 캐릭터로 내세운 드라마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요즈음 안방극장을 움직이고 있는 드라마에 나오는 여성들은 전업주부나 생계형 아줌마의 모습보다는 현실에서 불리는 ‘알파걸’이나 ‘골드미스’의 신조어가 낯설지 않을 만큼 젊고 직업적인 면에서 성공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파티시에에서 기자·경호원까지

전문직 여성 드라마 새 트렌드로

드라마 속 여성의 묘사는 전업주부에서 의사, 변호사, 다자이너 등 일반인들이 선망하는 소수의 전문직 여성으로 옮겨갔다. 또한 ‘내 이름은 김삼순’의 파티시에 김삼순(김선아), ‘커피프린스 1호점’의 바리스타 고은찬(윤은혜), ‘옥션하우스’의 미술품 경매사 차연수(윤소이), ‘로비스트’의 로비스트 마리아(장진영), ‘온에어’의 드라마 제작사 피디 윤현수(유서진) 등 흔하지 않은 직업 묘사로까지 확대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새로운 캐릭터와 소재의 발굴에 사실적인 구성과 치밀해진 묘사, 그리고 여기에 신선함과 젊은 트렌드를 가미함으로써 전문직 드라마의 성공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버리고 이제는 드라마의 새로운 기조를 이루는 듯 보인다.

‘온에어’의 연예인 오승아(김하늘), ‘스포트라이트’의 방송기자 서우진(손예진), ‘태양의 여자’의 뉴스앵커 신도영(김지수)과 퍼스널 서퍼 윤사월(이하늘), ‘천하일색 박정금’의 강력반 형사 박정금(배종옥), ‘강적들’의 청와대 여성경호원 차영진(채림), ‘라이프 특별조사팀’의 보험회사 조사원 주강이(심은진), 그리고 예정작인 ‘대물’의 여성 대통령 서혜림(고현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에서 전문성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속 직업 관심 현실까지 이어져

고급직종에서 기술직까지 폭넓게 확대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전문직에 대한 묘사는 현실 세계에도 그대로 이어져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 이름은 김삼순’과 ‘커피프린스 1호점’ 이후  파티시에나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이들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호도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기존의 전문직 여성들이 고학력, 고급 직종의 종사자들을 주로 이야기한 것에 반해 점차 학벌에 준하지 않고 기술직까지 폭넓게 확대되는 움직임은 반길 만하다. 이렇듯 다양한 전문직에서 성공한 여성의 직업세계를 사실적으로 그리려는 노력은 직업에 대한 신선함과 새로움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는 데 일면 적중한 것 같다.



여성 전문직의 실제 삶과 노력보다

신데렐라·악녀 선악구도 반복 한계

그러나 여전히 한계는 있다. 여성이 전문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얼마나 독한 생활을 해야 하고 많은 것을 삶에서 희생하고 인내해야 했는지에 대한 노력들을 보여주기보다는 아직도 미모와 음모 또는 주변 왕자의 도움으로 성공을 이루는 진부한 모습 또한 버리지 않고 있는 것. 특히 이런 선악구도의 구태는 아침 드라마에서 자주 반복되고 있다.

SBS 아침드라마 ‘물병자리’의 명은영(하주희)은 화장품 회사의 디자인팀장. 자신의 성공을 위해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이며 자매인 은서를 정신병원에 방치하고 은서의 아이를 자신이 낳은 아이처럼 속인 뒤 사주(社主)의 가족이 된다.

MBC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의 이수현(홍은희)은 홈쇼핑 전략기획실 팀장으로 사주의 아들과 결혼을 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 서슴지 않는다. 이복동생과 자신의 약혼남이 만나는 것을 막기 위해 동생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악녀로 등장한다.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여자’의 신도영(김지수)은 방송국에서 성공한 아나운서다. 자신의 출생을 철저하게 숨기면서 자신이 입양된 후 태어난 동생을 유기하고 20년 넘게 이러한 사실을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SBS 주말드라마 ‘행복합니다’의 하경(최지나)은 유수한 집안의 딸로 재벌가의 며느리로 살면서 시어머니가 운영하는 아트센터의 대표이사. 남편 상욱의 이혼 요구가 있자 남편의 내부 비리를 검찰에 고발하고 자신이 다시 이를 처리해주는 등의 음모를 벌인다. 뿐만 아니라 남편과 내연 관계였던 친구 지숙을 협박해 아이를 빼앗고 떠나게 하기도 한다.

음모 자행 악녀 캐릭터 부정적 인식

직업 현장 살리는 드라마

이렇게 드라마의 극적 긴장감을 위해 여성의 직업적 성공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음모를 자행하여 얻어진 모습으로 그리면서 전문직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전문직 드라마가 영역을 넓혀 나갈 수 있는지, 아니면 단순한 시도에 머물게 될지는 전문직에 대한 구체적 묘사와 그 자리에서 버티기 위한 힘겨운 과정과 노력 등 직업의 리얼리티를 드라마 이야기 전개와 얼마나 유기적으로 살려내느냐에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러한 전문직 드라마는 그저 특별한 직업을 가진 주인공들이 벌이는 상투적인 이야기에 그칠 수밖에 없다.

이제 여성의 능력을 좋은 여자, 나쁜 여자로 바라보는 시선은 과감히 접어야 할 때다. 그녀들의 피땀과 능력으로 삶을 완성해나가는 것을 보여주면서 현실감 있고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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