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힘 믿고 꿈을 향해 노력해요”
극 속에서 이 두 사람을 연기하는 영화배우 이재은(동동 엄마)과 개그우먼 김지선(김 부장)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다. ‘아줌마 뮤지컬’을 외치는 ‘줌데렐라’에서 실제 아줌마로서의 경험을 녹여내며 뮤지컬 공연을 성공적으로 꾸려가고 있다.
‘줌데렐라’는 동동 엄마가 갑자기 위암 선고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여고 동창생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시작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만 각기 남모르는 아픔을 안고 있던 5명의 동창생들은 죽음을 앞둔 친구 앞에서 20년 전의 순수했던 시절로 돌아가 서로의 고민과 속내를 털어놓는다. 대화 속에서 서로를 치유하며 인생의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된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개그우먼 김지선씨가 맡은 김 부장은 탄탄한 직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독신을 즐기며 자기계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골드미스’. 모든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사실 그는 외롭다. 사람들을 늘 그리워하고, 연애와 결혼생활에도 목말라 있다.
실제의 김지선씨는 김 부장과 달리 지난해 셋째 아이를 낳은 후 넷째도 낳고 싶어 하는 욕심쟁이 엄마다. 그는 “개그우먼과 방송인으로 수많은 무대에 서봤지만 이번에 뮤지컬 데뷔를 준비하면서 세 번의 출산에서 느꼈던 고통 만큼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연기와 춤, 노래 등을 모두 소화해내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작품을 무대에 올린 지 한 달 정도 되니 감이 잡히는 것 같아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나니 이제 보다 다양한 공연무대에 서보고 싶어졌습니다.”
뮤지컬 연기라는 영역에 막 들어선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공연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꿈을 키우게 됐다.
실제 성격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은 ‘동동 엄마’ 역의 이재은씨도 마찬가지. 3년차 주부로 9살 차이 나는 남편과 알콩달콩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암 선고를 받고 우울증에 걸린 주부로 등장한다.
창극뿐만 아니라 뮤지컬과 연극무대에도 많이 섰지만 아줌마 역할은 처음이라는 이재은씨. 이번 작품은 그에게 새로운 설렘을 가져다주고 있다. 평소 건강하고 밝은 웃음의 소유자인 이씨가 가족밖에 모른 채 착하게만 살아온 동동 엄마를 연기하는 데는 결혼하자마자 처음으로 6개월 쉬어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네다섯 살 때부터 배우 일을 시작한 이후 쉰 적도 거의 없었고 또래 친구들과도 어울릴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인지 휴식시간이 주어졌는데도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저 자신이 너무 바보같이 느껴지고 무기력증에 빠졌어요. 아줌마들의 우울증이 이런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고 그런 과정에서 위암선고 받고 삶을 포기하려는 동동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두 배우 모두 자신과 매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각자 배역에 애착을 갖는 이유가 있다. 작품 속에서 20년 만에 만난 여고 동창생들이 서로에게 희망을 주며 각자의 인생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김지선씨와 이재은씨의 또 다른 공통점은 새로운 꿈을 위해 지금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예대 90학번 출신인 김지선씨는 더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2년 전 만삭의 몸으로 단국대 연극영화과에 다시 입학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지금도 스무 살 정도 차이 나는 동기들과 함께 연기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재은씨는 올해 초 두 번째 싱글앨범을 내며 가수생활을 이어가는 중에도 쇼핑몰 ‘짼이닷컴’을 운영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두 배우의 이 같은 삶은 주부 관객들에게 뮤지컬을 넘어서 큰 희망을 건네준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주부 입장에서도 충분히 꿈을 펼치며 살아갈 수 있다고, ‘줌데렐라’라는 단어처럼 희망을 품는다면 제2의 멋진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여성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각자 삶 속에서 아름다운 줌데렐라로 살아가는 두 배우는 주부들에게 고한다.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새로운 저를 발견할 때마다 미래가 더 높고 넓게 펼쳐지는 기분입니다. 우리 주부들이 더 욕심 내고 용기 내어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줌마의 힘이 대단하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있는 시대니까요. 우리 모두 아름다운 줌데렐라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