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쇼킹 패밀리’
영화 ‘쇼킹 패밀리’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5.23 10:33
  • 수정 2008-05-2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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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다양성 인정’외치는 안티 가족주의
이혼과 싱글맘 편견, 가부장제 등
각각의 노출된 삶 ‘생각거리’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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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크게 유행했던 ‘가족’을 주제로 한 공익광고가 있었다. 남편이 아침에 출근하면서 부인에게 건넨 목도리가 시아버지에게로, 손녀에게로 돌다가 결국은 남편에게 돌아온다는.

영화 ‘쇼킹 패밀리’는 이게 다 거짓말이라고 외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족의 따뜻함을 강조했던 이 광고를 남편은 출근하는 차 속에서 애인에게 전화를 하고 아내는 텅 빈 집에서 담배를 피우고, 할아버지는 손녀딸에게 목도리를 둘러주며 ‘저 녀석이 고추가 달렸더라면’이라며 푸념하는 모습으로 패러디한다.

‘안티 가족주의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영화 ‘쇼킹 패밀리’는 이 사회의 가족주의 이데올로기를 꼬집으며 가족에 대한 다른 시선을 사회에 요구한다. 이혼 가정에서 자라며 편견에 시달렸던 감독이 원하는 바는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감독이자 주인공인 경순은 남편과 이혼한 뒤 딸 수림과 단둘이 살고 있다. 누구보다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또한 ‘싱글맘’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은 방을 발 디딜 틈 없이 어지럽히고 가끔 도벽 증세까지 보여 걱정스럽다. 그런 딸이 요즘 부쩍 ‘가족’에 대한 언급을 자주 한다.

카메라는 경순을 비롯해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들, 그리고 그들 주변 사람들과 그 가족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며 이 시대 여성들의 삶을 보여준다.

촬영을 담당한 세영은 정년퇴임한 뒤 하루 종일 TV만 보는 ‘짐’으로 전락한 아버지와 집에서 손 하나 까딱 안 하는 언니 사이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집 안팎에서 쉴 틈 없는 엄마를 보며 의문을 제기한다. “왜 엄마는 하루 종일 일만 할까?”

2년 전부터 남편과 별거 중인 스틸기사 경은은 시댁과의 갈등을 못 이겨 수면제를 털어 넣었던 과거를 고백한다. 엄마가 유치원에 찾아올 때마다 “엄마, 다음엔 아빠랑 같이 와!”라고 말하는 아들을 보는 그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하다.

그 외에도 제작진의 엠티, 술자리, 모임 등 다양한 자리에서 많은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관객들은 노출된 그들의 삶을 엿보다가 자신의 삶에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은 투박하지만  애니메이션, 광고 패러디 등 다양한 방식의 삽입으로 지루하지 않은 것이 장점.

그러나 욕심이 과했던 탓일까. 영화 초반 입시문제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촛불시위나 교회와 절에서 입시 기도를 하는 모습은 영화의 사족이 아닌가 느껴진다. 또한 제작진의 사진들을 과다하게 삽입하거나 하는 장면들은 일반 관객들에게 거부감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서울여성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등 각종 영화제를 돌며 받았던 관객들의 호응 끝에 완성 2년 만에야 아이러니하게도 5월 8일 어버이날, 마침내 극장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감독 경순/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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