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쇼 ‘추적! X-boyfriend’
리얼리티 쇼 ‘추적! X-boyfriend’
  • 윤혜란 / 미디어세상 열린사람들 운영위원
  • 승인 2008.05.09 10:17
  • 수정 2008-05-09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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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개입’ 몰래카메라 꼭 필요한가?
개인가치 간과한 제작진의 추적 방식 위험
젊은세대 다양한 사고방식 전하는 프로 되길

 

‘추적! X-boyfriend’ 방송 중 X의 뒤를 쫓는 장면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gabapentin withdrawal message board
‘추적! X-boyfriend’ 방송 중 X의 뒤를 쫓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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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채널 엠넷에서 방송 중인 ‘추적! X-boyfriend’는 헤어진 옛 남자친구, 옛 여자친구를 찾아주는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이다.

의뢰인이 사연을 말하며 옛 연인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하면 몰래카메라 형식으로 옛 남자친구, 옛 여자친구를 ‘X’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근황을 추적한다. X의 일상을 비추고, 의뢰인에 대한 X의 현재 마음을 떠보고, X에게 보내는 의뢰인의 영상편지를 공개하며, ‘X의 방‘으로 초대한다.

이제 초점은 추적 카메라에서 의뢰인과 X, 그리고 카메라의 입장만 허용되는 ‘X의 방’으로 모인다. 사람을 찾아주는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스튜디오의 진행자 및 패널들, 분위기 등에 의해서 앞으로의 관계 결정이 영향을 받았다면, 이 방에서는 철저히 당사자들의 의사로 앞으로의 관계가 결정된다.

젊은이들의 이별 대처 방식에 주목



이 프로그램에 주목하게 되는 것은 요즘 젊은이들이 이별 후 그 다음을 만들어가는 방식에 있다. 친구로 지내든지, 다시 잘해보자는 연인들이 있는가 하면, 있을 때 잘하지 그랬느냐며 다시 연락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꼭 다시 연인관계가 되어야만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과거 이별의 이유를 말하든 다시 연인이 될 수 없음을 말하든 의사 표현이 분명하다. 사랑 이후의 여러 모습, 이별에 대처하는 방식, 이것이 ‘추적! X-boyfriend’가 추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을 살리기에 앞서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추적 방식은 너무나 위험하다. 제작자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옛 연인의 의뢰로 몰래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의뢰인과 X는 이미 헤어진 남남이다. 남남이 되어버린 한 개인을 추적할 때에는 의뢰인의 희망이나 시청자의 호기심보다 개인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사생활, 개인정보 노출 우려 간과



첫번째 문제는 X와 관련된 정보와 사생활의 노출이다. 얼굴, 이름은 물론이고 학교, 전공까지 그대로 드러난다. 몰래카메라 형식을 하는 것은 X 모르게 이별 이후 X의 근황을 살피자는 것인데, 도가 지나치다. X가 소개팅한 남자와 술자리, 노래방, 또 술자리를 가지면서 취해가는 모습이 아슬아슬하게 나온다. 심지어는 X의 빨간 팬티 입은 모습, 망사 팬티 입은 모습 등 보기 민망한 부분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개인정보가 가볍게 처리되는 문제도 있다. X를 찾는 과정에서 X의 학교, 학원 등의 관계자는 X 관련 정보를 너무 쉽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X 주변인들에 대해 현재 X와 사귀고 있는 사람이라는 등의 불필요한 의심을 함으로써 주변인들의 개인정보 노출의 우려도 있다.

편파적 시각에서 비춰지는 X의 모습



두번째 문제는 편파적 시각으로 X라는 한 개인의 사생활을 어둡고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몰래카메라로 하다보니 화면은 대부분 어둡고 불안정한 구도로 잡히며, 불안한 느낌을 준다. X를 추적하며 자막과 내레이터는 X의 행동과 상황에 대해 “위험하다” “심상치 않다” “수상하다” 등을 연발한다.

그에 비해 방송을 통해서라도 옛 연인을 찾고자 하는 의뢰인들은 정반대로 보인다. 의뢰인들은 아주 애절하게 말한다. 옛 연인만한 사람이 없다, 옛 연인이 무슨 짓을 해도 좋으니 돌아와만 달라고 한다. 연인 관계가 어렵다면 선후배, 친구 사이로라도 남자고 읍소하는 모습이 아주 착하게 보인다.

의뢰인의 간절한 마음을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투영된 것이겠지만, 의뢰인이 괜찮다고 한 X의 춤 버릇이나 성격도 위험하고 수상하게 묘사하는 일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의뢰인의 일방적 진술에 의해 두 사람이 관계된 이별을 편파적으로 재단하는 일도 있다. 의뢰인은 X의 직업이 나이트클럽 웨이터인 데서 이별이 시작되었다고 하였고, 그 진술에 맞추어 추적을 하였는데, 나중에 X의 말을 들어보니 사실은 의뢰인의 복잡한 여자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다.

몰래카메라의 사생활 개입 유감



세번째 문제는 몰래카메라의 사생활 개입이다. X가 의뢰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아보려고 X와 친한 사람 중에서 스파이를 설정한다. 그 다음은 작전남, 작전녀 투입이다. 때로는 추적 카메라팀의 일원이 작전을 걸기도 한다. 작전남, 작전녀는 X에게 작업을 걸어 X의 반응을 살핀다. 몰래카메라의 사생활 개입이 극대화되는 순간이다.

그리고는 제작자의 주관적 판단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의뢰인의 심정이 담긴 영상편지가 X에게 공개된다. 주로 음식점, 강의실 등 공공장소를 택하는 이유는 여러 사람 앞에서의 구애라는 다소 낭만적인 생각으로 극적인 효과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관계가 없어진 사람과의 일을 당사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펼치는 것은 문제갸 있다. 공공장소에서 영상편지를 접하고 화장실로 뛰어들어간 어느 X는 공개된 장소에서 영상편지를 보니까 무척 당황스럽다며 X의 방에도 나오지 않았다. 

‘추적! X-boyfriend’는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 정보와 사생활 노출 수위도 문제지만 그보다 방송을 통해 정보와 사생활 노출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지는 것이 더 위험하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헤어진 옛 연인을 방송이 만나게 해주려고 나섰을 때에는 젊은이들의 이별과 만남에 대해 다양한 사고방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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