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드시 해야’25.7%불과
여성이 훨씬 부정적

 

통계를 보면 2003년, 15~29세 혼인 건수가 46.7%를 기록한 이후 2004년부터는 30대 이후의 혼인 건수가 20대 이전의 혼인 건수보다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나이’를 기준으로 한 결혼 적령기 자체가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생각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통계청 사회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변한 사람은 25.7%에 불과하다.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고 응답한 대상자를 연령별로 분석해보면 50대는 32.9%, 60세 이상에서는 51.3%인 데 비해, 15~49세에서는 15~19%대로 뚝 떨어진다. 성별로는 남자가 30%, 여자는 21.6%, 지역별로는 동지역이 23.5%, 읍·면지역이 35.8%, 학력별로는 초졸 이하가 45.7%, 대졸 이상이 21.2%다. 종합해보면 도시에 거주하는 고학력 여자들이 결혼에 대해 소극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추세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 인구통계국의 2000년 인구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1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26%를 차지한다. 특히 뉴욕 맨해튼에서는 무려 48%가 1인가구이고, 56%가 여성이라고 한다. 이제는 ‘올드 미스’(old miss) 대신에 ‘골드 미스’(gold miss)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이들은 직장에서의 성차별이 약해짐에 따라 독신생활을 즐기고 자기계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30대 이상 40대 미만 미혼여성으로 학력이 높고 사회적·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는 계층을 지칭한다.

이처럼 독신생활에 어려움이 없는 편리함과 다양한 문화적 취향을 누릴 자유가 있는 도시생활에 맛이 든 세대에게 무거운 의무가 부과되는 결혼이 달가울 리 없다.

이런 경향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하나 아니면 둘만 낳아 왕자와 공주처럼 대접받으며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이러한 편안함과 자유스러움이야말로 매력적인 삶일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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