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달라진다 - 가부장에서 여성으로 중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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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령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2.29 15:17
  • 수정 2008-02-29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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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출산, 공개입양 등 허수경, 최진실, 신애라의 새로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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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인간극장’ 허수경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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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부터 22일까지 KBS 2TV 인간극장에서 방영된 허수경편 ‘고맙다-사랑한다’ 5부작이 시초였다.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 아기 ‘별이’를 임신, 출산한 후 홀로 키우고 있는 싱글맘 허수경씨의 출산 스토리가 방영되자 금세 게시판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용기 있는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아빠 없이 태어나는 아이의 입장을 생각해봤나” “엄마도 자격증이 필요하다” 등의 비난글도 빗발쳤다.

“용기있는 선택” vs “이기적인 모성애” 싱글맘 논란



싱글맘(비혼모)만큼 가치판단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도 없다. 싱글맘 등 한부모가정을 포함한 1~2인 가구가 전체의 42.6%에 달하고, 2030년에는 51.7%로 절반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지만(2007년 11월 통계청의 ‘2005~2030년 장래가구 추계’ 결과), 이에 비해 체감온도는 매우 낮은 편이고, 전통적 부계혈통의 가족질서 해체를 이유로 이들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팽배하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가연(www.gayeon.com)이 지난달 20일부터 25일까지 3040 미혼남녀 402명(남 187, 여 215)을 대상으로 자발적 비혼모에 대해 견해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성의 경우 83.7%가 ‘비혼모는 전통적 결혼제도에 반하는 이기적 모성애’라고 답했다. 반면 여성의 63.7%는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고려해볼 만하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고 한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허씨는 방송 등을 통해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여자로서 가치 있는 일을 해내는 것인데, 그동안 그 가치 있는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이 가슴 아팠다”며 싱글맘의 삶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세간의 비난에 대해서는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때 시청자들의 비판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막상 닥치니 힘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힘내라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아 감사했다. 그걸로 족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경제적 어려움 겪는 싱글맘들위해 실질적 대책 마련돼야



한편, 최진실씨도 또 다른 의미에서 싱글맘의 삶을 선택해 화제가 됐다.

호주제가 폐지되고 올해부터 대체법인 ‘가족관계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됨에 따라 어머니의 성 또는 재혼한 아버지의 성을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법원을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가운데, 최진실씨도 자녀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지난 2004년 조성민씨와 이혼한 후 양육권과 친권을 확보해 두 아이를 키우던 최씨는 최근 아이들의 성과 본을 자신의 성과 본으로 변경, 신청했다. 그는 “아빠 없이도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다는 믿음이자 세상에 대한 약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당찬 이들의 선택은 같은 싱글맘들에게 심리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허수경, 최진실씨와 달리 대부분의 싱글맘들이 법적 안전망에서도 벗어나 있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싱글맘들과 그들이 키우는 자녀들에 대한 사회·경제적 안전망 확충방안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론이다.

문화평론가 김원씨는 “허수경씨의 경우는 정자은행을 이용한 데다가 방송까지 출연, 이를 공론화해 가부장제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은 것 같다”며 “하지만 저출산시대의 타결책으로 불임부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정책지원책까지 내놓으면서 불임으로 뒤늦게 아이를 가진 여성에 대해 비난여론이 들끓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김씨는 “단순히 연예인들에 대한 가십으로 그치지 말고, 싱글맘이 확대되는 시점에서 대부분의 싱글맘들이 경제적 어려움 등을 겪고 있는 만큼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들이 나올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아수출국은 그만…공개입양의 긍정적 파장



허수경, 최진실씨와는 달리 최근 아이를 공개입양한 신애라씨에 대한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신애라 차인표 부부는 2005년 둘째아이 예은(2)이를 입양한 데 이어, 올 초 생후 100일이 된 예진이를 공개입양했다.

신씨는 어느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아이를 선택한 게 아니라 아이가 우리 가정을 선택한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아도 아이에 대한 사랑만 있으면 누구나 입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혈통에 대한 두려움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좋은 피, 좋은 집안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가 낳은 자식도 잘못 키우면 말 안듣고 말썽 피운다. 입양한 아이라 문제가 되겠다는 생각이 입양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스타들의 공개입양 효과는 점점 실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홀트아동복지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5년간 공개입양은 30~40%대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여기에는 스타들의 공개입양이 큰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본지 928호 참조)

새 부모의 손길을 기다리는 아이는 해마다 1만명에 이르고 있지만, 국내외 입양을 통해 가족을 이루는 경우는 여전히 3000여건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나마 국내입양은 전체 입양의 40%에 불과하다. 뿌리 깊은 혈통주의에 기인한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고아 수출국’이란 오명을 벗지 못한 가운데, 신씨의 공개입양이 입양의 인식 개선에 얼마만큼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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