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 한복 누가 만들었을까?
드라마 속 한복 누가 만들었을까?
  • 주혜림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8.02.01 11:17
  • 수정 2008-02-0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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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속 눈길끄는 한복 만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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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 ‘황진이’



지난 2006년 인기리에 방영된 KBS 2TV 드라마 ‘황진이’ 붐은 아직도 식을 줄 모른다. 주인공 황진이의 대표 의상이었던 매화꽃무늬 한복은 설 연휴를 앞둔 요즘 한복집 최고의 인기 아이템이다. 너도 나도 앞 다투어 황진이를 꿈꾸게 만든 주인공은 바로 ‘김혜순한복’의 대표인 김혜순 한복 디자이너다. 그는 보통의 여인네들과 달리 자유분방한 생활이 가능했던 기녀들의 화려한 패션세계에 대해 늘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의 패션리더였던 기녀들의 기록이 없다는 것이 늘 안타까웠어요. 오래전부터 풍속도나 미인도를 바탕으로 기녀의 의복과 생활 등을 연구했고, 2005년 기녀를 주제로 열었던 전시회가 계기가 돼 드라마 황진이의 의상을 맡게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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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한복
김씨는 치마와 저고리의 기본적인 선은 문헌에 나와 있는 19세기 정통 기녀복을 토대로 했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나와 있지 않은 재질과 패턴은 창작의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춤에 있어 뛰어난 재주와 강인한 성품을 지닌 주인공 황진이(하지원 분)는 강한 색채와 크고 선명한 문양을, 황진이의 라이벌인 부용이(왕빛나 분)는 잔잔한 꽃무늬와 파스텔톤 색채를 특징으로 잡았어요.”

또 누구보다 강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연약해지는 행수기녀 ‘백무’(김영애 분)에게는 짙은 색의 저고리와 선명한 문양을, 백무의 라이벌이자 영악한 기녀인 ‘매향’(김보연 분)에게는 반짝이는 문양을 넣었다. 드라마 ‘황진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매화꽃’ 무늬 역시 그가 고안해낸 아이템이다.

“아름다운 황진이를 꽃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느낌을 주는 매화꽃이 딱 황진이와 닮지 않았나요?”

영화 ‘서편제’, ‘천년학’, ‘하류인생’부터 드라마 ‘토지’, ‘태양인 이제마’에 이르기까지 스크린과 안방 브라운관을 넘나든 김혜순 디자이너는 올해로 한복인생 25년째를 맞았다. 

그는 “황진이를 통해 젊은 사람들이 한복에 깊은 관심을 가져준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설에 화려한 매화꽃이 수놓인 황진이 한복을 선택했다면 보다 정결한 마음으로 우리 옷 ‘한복’의 의미를 되새겨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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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 ‘대왕세종’



‘대조영’의 후속 드라마로 초반부터 주말 저녁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는 KBS 1TV ‘대왕 세종’.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김상경 분)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이 드라마는 의상 고증작업에만 3개월을 투자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왕 세종’의 의상을 담당하는 KBS 아트비전의 강윤정 디자이너는 “의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의상 제작비에만 15억원을 투자했다”며 “스케치 분량도 인물 한사람당 1000여장에 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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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년 전부터 ‘경국대전’과 ‘악학궤범’ 등 조선시대 문헌을 참고해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이 시기는 조선 초기이지만 고려 말의 흔적이 남아있었고, 과학과 문화의 황금기였던 만큼 보다 다양한 복식을 볼 수 있을 거예요.” 특히 그는 “왕비의 관복인 단삼과 왕비의 장신구인 칠적관 등 드라마 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것들이 많다”며 “의상을 보면서 조선 복식도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의상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등장인물의 캐릭터 또한 재미있는 볼거리다.

“지적이고 백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세종은 온화한 느낌의 녹색을 주요 색상으로 잡았어요. 주인공이니 만큼 가장 많은 고민을 했죠. 또 열정과 냉정의 양면을 지닌 태종(김영철 분)의 의상은 붉은색과 감색이 주이지만, 편복은 두 가지 색을 섞은 보라색으로 만들었어요.”

이밖에 풍류호걸 양녕대군(박상민 분)의 원색 의상과 냉철한 여걸 원경왕후(최명길 분)의 보라색톤 의상, 그리고 자애로운 소헌왕후(이윤지 분)의 화사한 파스텔톤 의상 등도 인물들의 개성을 한껏 살려주고 있다.

그는 “앞으로 세종의 즉위식에서 왕과 왕후가 입게 될 대례복, 명황제의 편복과 명나라 후궁 의상, 또 소헌왕후와 신빈 김씨의 화려한 의복 등 눈여겨볼 만한 의상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의상을 통해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를 만끽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97년 KBS 아트비전에 입사한 강윤정 디자이너는 올해로 경력 11년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명성황후’, ‘장희빈’, ‘해신’, ‘한성별곡’ 등 인기 드라마의 의상을 맡아왔다.



 

이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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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산’



최근 시청률 30%를 넘기며 월·화요일 밤 시간대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MBC 특별기획 드라마 ‘이산’. 붉은색의 곤룡포보다 더 멋진 세손(이서진 분)의 검은색 흑룡포, 도화서 다모들의 파란 파스텔톤 의상, 야심가 정순왕후(김여진 분)의 보색대비 치마 등 캐릭터별로 특색 있는 의상이 인상적이다. 그 배경에는 20년 경력의 배테랑 디자이너 이혜란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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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고증을 바탕으로 하되, 캐릭터별로 한복의 컬러나 스타일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었어요. 특히 세손이 방안에서 집무를 볼 때 입는 평상복은 사극 역사상 처음이고, 송연이(한지민 분)의 의상인 도화서 다모들의 의복은 기록이 없어 순수하게 상상으로 만들었죠.”

검정 또는 적색 등 화완옹주(성현아 분)의 강렬한 의상이나 세손의 흑룡포에 놓인 수가 기존의 금색에서 은색으로 바뀐 것 또한 이산 의상의 특징이라고 했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이산 주인공들의 한복이 “모양은 전통적이지만, 색감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이라고 평가한다.

이씨는 현재 MBC 미술센터 의상팀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20년 전 MBC에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드라마 ‘임진왜란’, ‘여명의 눈동자’, ‘허준’, ‘신돈’을 비롯해 영화 ‘취화선’까지 다양한 작품의 의상을 담당했다. “사극이 인기 있었던 적은 있었지만, 의상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뜨거운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관심에 대한 보답으로 더욱 멋진 의상을 입은 이산 속 캐릭터들을 보여드릴게요.”

그는 “곧이어 전개될 영조(이순재 분)의 죽음 이후 정조가 즉위하게 되면 왕의 용포에서부터 눈에 띄는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당부했다.

그는 설을 맞아 한복을 좀더 멋있게 입을 수 있는 방법도 공개했다.

“여성의 경우 다양한 디자인이 많지만, 남성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특별한 날이니 만큼 두루마기 대신 화려한 색상의 도포나 길게 늘여뜨린 조끼를 입는 등 여러분의 개성을 발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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