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중심 대안가족 모델 탐색

 

이혼녀의 주체적인 모습을 담은 신간 3권과 ‘스타터와이프’주인공들.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cialis coupon free discount prescription coupons cialis trial coupon
이혼녀의 주체적인 모습을 담은 신간 3권과 ‘스타터와이프’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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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온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은 1996년 개봉 당시 독특하고 아름다운 여성주의적 시각을 보여주어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던 네덜란드 작품이다. 주체적인 여성 ‘안토니아’를 중심으로 4대에 걸쳐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를 담아 ‘모계 중심사회’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최근 ‘돌아온 싱글녀(이하 돌싱녀)’라 불리는 이혼녀들의 긍정적인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남성·권위·혈연 중심으로 이뤄졌던 가족 형태에서 벗어나 ‘안토니아스 라인’과 같은 여성 중심의 대안적인 가족 모델을 탐색한다. 먼저 ‘안토니아’를 꿈꾸는 돌싱녀들의 모습은 출판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경린의 ‘엄마의 집’(열림원),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푸른숲), 공선옥의 ‘명랑한 밤길’(창비)이 대표적인 예다. 세 작가들은 남편과 가족을 억압으로 보았던 구도를 벗고 가족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한다.

“엄마에겐 너와 이 집이 너무나 중요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낯선 곳으로 와 몇년 동안 원룸에서 밤낮 없이 일을 할 때, 난 자신에게 이렇게 독려했어.(…) 일하는 한 난 밖으로 나가고 있는 거다.”

전경린의 신작 ‘엄마의 집’은 남편과의 불화로 가출했던 여자가 독립해 보금자리를 만든 뒤 딸을 불러들여 함께 살아간다는 내용이다. ‘염소를 모으는 여자’ ‘내 생에 꼭 하루뿐인 특별한 날’ 등 그의 전작들에 등장했던 이혼녀들은 제도 밖 사랑을 향해 질주했다. 반면 이번 작품의 여성들은 동성애 성향을 보이는 딸을 옹호하거나 남편이 재혼해서 낳은 딸을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등 여성적 연대 의식도 제시한다. 단편 12편으로 엮여 있는 공선옥의 소설 ‘명랑한 밤길’의 여주인공들은 자신과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들과 함께 하며 이혼으로 인한 아픔을 딛고 희망을 발견한다. 혼전에 낳은 아이를 버렸다는 아내의 고백에 놀라 남편은 가출하지만 어린 딸은 엄마에게 “또 오빠 한명 낳아주세요”라며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또 다른 단편에서 이혼하고 ‘요구르트 아줌마’로 살며 어렵게 생계를 꾸리는 여자 ‘문희’는 달동네 공터에서 상추를 키우는 기쁨을 즐긴다. 이 외에도 책 속 여성들은 세상의 낮은 곳에서 빛 바랜 일상을 모성으로 환하게 비추며 살아간다. 성(姓)이 다른 세 남매와 사는 엄마의 이야기인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에는 아버지가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 가족의 구성원은 중요치 않다. 비바람 치는 삶의 전장에서 돌아와 쉴 만큼 튼튼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전제되어 있다면 ‘충분한 가족’이라 여긴다. 공지영 작가는 “우리 가족이 남들의 기준으로 보면 뒤틀리고 부서진 것이라 해도, 설사 우리가 성이 모두 다르다 해도, 사랑이 있으면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한다. 

‘돌싱녀’들은 TV에서도 당당하게 변화했다. 과거 이혼녀는 곧 ‘결함’이라는 사회적 시선으로 연결돼 늘 갖은 냉대와 수모를 받는 인물들로만 묘사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혼 뒤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외국 드라마가 케이블 여성 라이프 스토리 채널 ‘스토리온’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2007년 10월 ‘스토리온’은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인 부자 남편을 둔 덕에 부족할 것 없는 풍족한 삶을 누리던 주부가 어느 날 갑자기 이혼 통보를 받고 하루 아침에 삶이 바뀌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 ‘스타터 와이프’(원제 The Starter Wife)를 방송했다. 이 드라마는 미국 케이블TV 채널 USA 네트워크가 2007년 5월부터 한달간 선보인 6부작 미니시리즈로 올해 에미상 TV시리즈 7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돌싱녀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어려움에 빠져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2006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해 이혼부부가 16만쌍에 이르며 이혼가정 자녀들의 74.3%가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문제는 이혼가정 자녀 양육문제가 전적으로 개인에게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2001년 5월 이혼 가정의 자녀 양육 실태에 관해 조사한 바에 의하면, 협의이혼의 경우 어머니가 양육자로 정해진 사례가 68.3%였고, 아버지로 정해진 게 30.7%였다. 재판상 이혼의 경우에도 이 비율은 각각 61.1%와 27.8%로 나타나 이혼시 어머니가 양육자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이혼 후 아버지가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는 비율은 2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나 이혼한 여성들이 경제적 문제를 크게 겪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박소현 상담위원은 “최근 상담을 통해 이혼을 절망적인 선택으로 보지 않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반환점으로 보고 힘든 현실을 어떻게든 이겨내려는 여성들을 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실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양육비 등의 문제로 경제적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취업상태인 여성들에 대한 지원부터 이뤄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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