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의 꿈’ 곳곳에

급격한 가족형태의 변화로 최근 일본에는 ‘콜렉티브 하우스(Collective House, コレクティブハウス)’가 생겨나고 있다. 도시의 집합주택 형태를 뜻하는 콜렉티브 하우스는 개인공간과 공동생활공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꼽히는 곳은 2003년 6월 입주를 시작한 민간 다세대형(총 28가구)인 ‘캉캉모리’. 도쿄 아라카와구의 한 건물 2, 3층에 자리잡은 이곳에는 지난해까지 10대부터 81세에 이르는 독신자, 일반가정, 모자가정, 동거가족 등 다양한 가족형태가 입주했다. 

캉캉모리의 가장 큰 특징은 각 가구 면적의 13%를 공동으로 내어 만든 ‘공동공간’이다. 여기에는 테라스, 거실, 식당, 부엌, 카페, 세탁룸 등의 코너가 있다. 거주자조합 사무실과 게스트룸 등도 공동공간에 있다.

2005년부터 도쿄대학교에서 5분 거리에 콜렉티브 하우스를 기획해 생활하고 있는 정지영 일본 지바대학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과 같이 고령사회 문제, 청소년 범죄율 증가, 커뮤니티 붕괴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이같은 주거형태는 이러한 사회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 가능성을 보여준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홍익대 앞에는 3개월 전 ‘그룹홈’이 만들어졌다. 당시 서울에 거주공간을 구해야 했던 하야시(21)는 친구와 함께 집을 꾸렸다. 방 3개에다 조그마한 마당이 있고 작업실로 쓰기 좋은 지하실이 있는 집이었다. 하야시는 생활공간에서 가능한 생활과 학습이 어떤 돈벌이로 연결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결과 지금은 요리, 도자기, 디자인, 기획파트로 나뉜 4명이 모여 창업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공동체가 꾸려졌다.

이들은 작업실 없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브런치 판매, 바쁜 40·5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식단 제공, 직접 제작한 도자기 판매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다른 ‘그룹홈’에 살고 있는 이윤주씨는 “그룹홈을 하면서 공동체가족을 꾸린다는 것은 경제적 능력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를 잘 유지해가는 능력이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근 사회 변화로 전통적인 가족구조가 붕괴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가족형태들이 생겨나고 있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가구수(1641만7000가구) 중 1인 가구는 전체의 20.1%(329만8000가구)를, 2인 가구는 22.5%(369만3000가구)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1인, 2인 가구 모두 6년 전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30년쯤 1인 가구 비중은 23.7%(471만3000가구)로, 2인 가구 비중은 28.1%(558만3000가구)로 각각 늘어나 4인 가구(22.7%)와 3인 가구(19.1%)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미혼여성(47만9000명)은 1995년(26만7000명)보다 21만2000명(79.5%)이나 급증했다. 3세대 또는 2세대가 중심이 됐던 전통적인 가족형태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조형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기존 가족모형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돌봄구조’가 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층들의 집단 동거, 동거는 아니지만 한지붕 아래 살면서 일상생활과 돌봄을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대가족, 고양이나 개 등 반려동물을 식구로 입양하는 가족 등은 새로 생겨나는 돌봄조직의 사례다.

조 교수는 “돌봄조직들은 가족 자체의 틀을 초월한 현대적 돌봄구조이며, 가족형태의 변화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또하나의문화는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새로운 가족문화 만들기:소통과 돌봄이 있는 상생공동체 사례’라는 가족문화 조성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가족위기 시대에 혈연가족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족모델 사례를 수집하고 발굴해내는 작업이었다.

사업 결과물로 펴낸 최종 사업보고서에는 위에 소개된 일본의 캉캉모리와 홍대앞 그룹홈뿐만 아니라 남성 동거가족, 먹거리를 함께하는 연구공동체 ‘수유+너머’, 마을 주민들이 일궈가고 있는 ‘느티나무 도서관’ 등의 사례가 담겨 있다.

이 중 ‘지금까지 외로웠다’고 고백하는 두 남자가 함께 사는 옥탑방을 ‘홈바’로 만들고 있는 사례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남자들의 가족 이야기’라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서울에 올라온 지 석달째인 박광철(대학생)씨는 룸메이트와 함께 ‘옥탑 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화랑에서 그림을 비추는 조명이 켜져 있고, 한지 갓을 씌운 2개의 색조명이 방을 은은하게 비춘다. 이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은 하우스와인을 필수로 가져와야 하며 대신 요리는 집주인이 제공할 계획이다. 옥탑방인 점을 고려해 크게 음악을 틀 수 있도록 음향시스템도 점검 중이다.

이번 사업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가족 사례를 발굴한 또하나의문화 관계자들은 “지금은 돌봄의 능력으로 새로운 가족형태 시도들이 일어난 의미를 읽고 이런 변화에 힘을 실어줄 때”라며 “새로운 가족형태를 발굴한 이번 시도가 현재 가족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좀더 행복한 가족 모습을 드러내는 데 작은 몫이라도 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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