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출력 라디오방송 마포FM‘랄랄라 아줌마’방송현장
소출력 라디오방송 마포FM‘랄랄라 아줌마’방송현장
  • 김나령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7.11.16 11:47
  • 수정 2007-11-16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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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밀착 작은방송 아줌마들이 띄운다
매일 오전10시면 어김없이 ‘속시원한 신나는 수다’
DJ도 게스트도 방송내용도 철저히 ‘아줌마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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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의 길목, 지금이야말로 덧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서 우리들의 존재를 뒤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는 게 뭔지, 난 대체 누구인지…. 어느새 나이가 들어 중년의 아줌마가 된 제 모습이 갑자기 낯설게만 느껴지는 아침이네요.(웃음) 매일 여러분에게 정성껏 보내드리는 편지 '랄랄라 아줌마' 오늘도 따뜻하게 시작합니다. 첫 곡은 최헌이 부릅니다. ‘가을비 우산 속에’~”

오프닝멘트가 끝나고 첫 곡이 흐르자 DJ 김양희(45·주부)씨가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 서울 마포지역 소출력 라디오방송인 마포FM(100.7MH, www. mapofm. net)에서는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김씨(수요일은 주부 박정윤씨)가 진행하는 ‘랄랄라 아줌마(이하 랄랄라)’가 전파를 타고 흐른다.

이 방송은 아줌마에 의한, 아줌마를 위한 방송을 표방한다. 지난해 8월부터 이 프로의 연출을 맡고 있는 엄다솜(28) PD는 “동네 아줌마들이 모여 마음껏 떠드는 방송”이라고 소개했다.

“아줌마들이 모여 신나게 수다를 떠는 방송입니다. DJ도 게스트도 다 주부이고, 방송 내용도 고부갈등, 자식문제, 일과 가정생활 병행의 어려움 등 아줌마들의 공통관심사죠. 노래도 3050 여성들이 좋아하는 노래로 선곡합니다.”

엄 PD는 “그동안 아줌마들이 같이 웃고 공감할 수 있는 방송이 별로 없어서인지,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아도 입소문을 타고 마포구 주민뿐 아니라 타 지역 주부들도 인터넷으로 다시듣기를 하고, 신청곡 문자를 보내는 등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아줌마들의 공감토크 ‘살며 사랑하며’ 코너에는 남편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결혼 초기에는 없으면 죽을 것 같았던 남편인데, 이제 점점 대체 가능한 존재로 바뀌는 것 같아 서글프다’는 어느 주부의 사연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문자가 속속 도착했다. 그리고 게스트로 참여한 방지현, 이경옥 주부와 함께 부부생활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엄 PD는 “전문 상담가도 아니고, 결론을 내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여러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하고 그 안에서 청취자들이 답을 찾아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랄랄라’는 아줌마들이 주로 듣는 지역방송인 만큼 주부에게 유용한 지역소식을 전달하는 데도 충실하다. 공중파에선 천대받기 쉬운 작은 소식이라도 ‘랄랄라’에선 중요한 정보. 12일에는 김장철을 맞아 마포구 자매결연 단체인 경북 예천군과 전남 신안군에서 생산되는 김장채소와 지역 농수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밖에도 살림하느라 여유 있게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한 주부들을 위해 좋은 책 한 구절을 읽어주는 ‘첫 페이지를 읽으면 책이 보인다’ 코너도 진행됐다.

이날도 무사히 방송을 마친 DJ 김양희씨. 8개월째 ‘랄랄라’의 DJ로 활동해온 그는 “아마추어 DJ이다보니 실수도 있다. 또 비교적 저가의 장비를 쓰다보니 음향도 최상은 아니다. 하지만 방송사고가 나도 소출력 방송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좋게 받아들이는 청취자들이 있어 신나게 방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방송반에서 아나운서의 꿈을 키웠던 그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던 어느날 우연히 ‘랄랄라’를 듣고 용감히 DJ에 도전했다고 한다. 6주간의 교육을 거쳐 정식 DJ가 된 그는 중2, 고3 두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 방송을 하고 있다. 김씨는 “학창시절 꿈을 이뤄 너무 좋다”며 “두 아이도 방송을 꼬박꼬박 모니터하며 응원하고 있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마포FM은 현재 ‘랄랄라’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여성주의 라디오를 표방하며 비혼 페미니스트들의 소식을 다루는 ‘야성의 꽃다방’, 성적 소수자들을 위한 방송 ‘L양장점’, 장애인들이 만들어가는 방송 ‘함께 쓰는 희망노트’ 등이 모두 마포FM에서 잘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공중파 방송이었다면 다소 하기 어려운 이야기들도 지역방송인 덕분에 가능하다.

마포FM은 상근직원 몇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로 방송이 이뤄진다. 지역주민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크는 만큼 활발한 참여는 필수라고 한다. ‘랄랄라’의 엄 PD가 기다렸다는 듯 한마디 했다. 

“김양희씨가 지금은 굉장히 잘하시잖아요. 그런데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어요.(웃음)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차근차근 배우며 시작할 수 있으니 관심 있는 여성들은 모두모두 모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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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출력 라디오방송은



FM 주파수(88~108MHz) 대역에서 1W 이하의 작은 출력을 이용해 제한된 지역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저비용 지역밀착형 방송. 비영리 방송으로 기존 라디오와는 달리 광고방송을 할 수 없다. 1990년대 중반부터 도입이 논의됐고, 2004년 방송위원회에서 소출력 라디오방송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2004년 11월부터 서울 및 수도권지역 3개(서울 마포, 관악, 경기도 분당), 비수도권 5개(충남 공주, 경북 영주, 대구 성서, 광주, 전남 나주)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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