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기준·성공징표로 "강제로 살찌우기'예사
엽기적인 여성차별에도 해당 국가선 "나몰라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맨 서쪽 끝에 위치한 모리타니아(Mauritania)는 인구가 270만명 정도 되는 이슬람 국가다. 이 나라의 첫 보고서를 심의하면서 기상천외한 유형의 여성차별, 아니 엽기적인 형태의 폭력을 접하게 되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바로 여자아이들, 소녀들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여 살을 찌우는 것이다. 살이 찌도록 하기 위해 우유와 다른 곡물, 동물성 버터 등이 혼합된 죽 같은 음식을 하루에 25ℓ나 섭취하도록 하고 있다.

그 분야에 전문적인 여성이 이를 담당한다고 한다. 아침 6시에 아이를 깨워 의자에 앉혀놓고 졸지 못하도록 머리를 로프로 묶은 뒤 발가락 사이에 나무 조각을 끼워둔 채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데, 거부할 경우 구타하거나 고문을 한다. 이런 강제사육은 일반적으로 사춘기 전에 행해지는데 67%가 10살 이전에, 45%는 8세 이전, 그리고 놀랍게도 18%는 6살 이전에 행해졌다는 통계다. 더구나 42%는 12개월에서 4년까지의 기간 중에 이같은 강제사육이 행해졌다고 한다.

피부가 터져서 스트레치 마크가 생기면 '강제로 먹이기'(force feeding)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 되고, 즉시 결혼을 시킨다고 한다.

결과는 놀랍게도 8살에 몸무게가 85㎏에 이르고, 14~15세에는 140㎏ 정도가 된다. 이는 물론 온갖 건강상의 문제를 야기한다. 기절이나 복통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등으로 인한 사망, 손과 발의 절단, 임신·출산시의 문제, 조기 노화, 정신병, 자살 등등.

모리타니아 정부의 공식 보고서에 의하면 15~49세 사이의 여성 중 5명에 1명꼴로 이런 경험을 했거나, 하고 있다. 모리타니아 중부와 남부, 농촌지역, 그리고 문맹여성들 가운데 이같은 강제 살찌우기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참고로 모리타니아 인구 중 농촌인구는 45%, 여성들 중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문자해독률은 31.3%에 불과하다.

왜 여성에 대해 이같은 강제사육이 행해지는 것일까? 모리타니아 NGO에 의하면, 무어족의 전통적인 미의 관점은 여성이 살이 쪄야 아름답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공의 징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모리타니아 국가 보고서에는 이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퇴치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실제 보고서 심의 현장에서 정부 대표단 중 남성 대표는 "인구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하는, 거의 사라진 현상"이라고 답변하며 이를 별 문제가 아닌 것으로 부인했다. 자기들이 제출한 보고서에 버젓이 기록돼 있는 자료 자체를 부인하는 희극을 연출한 것이다.

빈곤 극복이 최우선 과제인 모리타니아에서 정부가 과연 얼마나 여성폭력 근절에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지 걱정된다. 더구나 인식과 관습을 바꾸는 것은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라 일반 가정에서 행해지는 이런 전통적 관습을 없애는 것이 쉽지 않다.

더불어 모리타니아에 만연된 강제결혼, 조기결혼, 일부다처제, 여성성기 절단(FGM·female genital mutilation) 등의 '전통적 유해 관습'도 심각한 문제다. 모리타니아의 여성운동이 그나마 활발한 것이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해준다.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시대마다, 나라마다 다르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이렇게 엽기적인 여성의 강제사육이 현재 지구상에서 행해진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사실 중국의 전족도 10세기 무렵부터 20세기 초까지 1000년간이나 지속되었던 심각한 인권유린이었고, 현재 한국에서 유행하는 성형수술도 다른 나라의 관점에서 보면 엽기적인 행각임이 틀림없을 듯하다. 모리타니아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경우를 반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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