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여성정치인인 것이 자랑스러웠다. 치열한 경쟁, 이전투구의 싸움판에서 승리의 깃발을 간발의 차로 놓쳤지만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과정의 시비를 잊고 단합을 호소하는 패자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편안한 얼굴로 말하는 그를 본 사람은 누구나 '멋있다'고 말하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많은 정치인들이 선거가 끝나면 패배를 시인하고 정계은퇴를 다짐했었다. 그러나 그 시인과 다짐을 진실이라고 믿거나 그 모습에서 감동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으레 위선과 가식을 교환하면서 패자로서의 불이익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처신일 뿐이었다. 그로부터 몇년 후, 정계은퇴를 다짐했던 그 정치인은 반드시 복귀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대망의 깃발을 치켜들고 권력욕을 불사르는 모습을 보아왔던 우리 국민이다.

이번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대표는 이 진부한 정치판에 신선한 아름다움을 선물했다. 그 선물은 원칙을 존중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결과에 승복할 줄 하는 마음의 힘에서 나온 것이었다.

비록 경선에서 졌지만 많은 것을 얻은 박근혜 대표가 앞으로 이런 아름다움을 더 키워가길 바란다. 박 전 후보의 패자 승복 연설은 군더더기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연설문이었다. 그의 연설대로 백의종군하고 경선과정에 있었던 일을 모두 잊고, 화합에 앞장서겠다는 다짐을 실천함으로써 더욱 성숙한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혹시 충복들이 과잉 충정에서 올바르지 않은 조언을 할지라도 '길이 아닌 길'을 경계할 줄 아는 분별력이 그의 아름다움을 더해줄 것으로 믿는다. 

또 승자가 된 이명박 후보는 박 전 후보가 추격전에서 보여주었던 저력과 힘을 잊어서는 안된다. 당 조직에서는 오히려 박 후보가 이겼다. 박 후보는 탄핵정국에서 사면초가에 처한 조직을 인계 받아 천막에서부터 이를 살려낸 공로가 있는 지도자였다. 또 박 후보는 패배를 승복하면서도 국민을 감동시키는 힘을 보여준 여성지도자다.  승자가 된 이명박 후보는 이번 승리와 패배가 그야말로 백지 한장 차이였음을 명심하고, 박 후보와 좋은 파트너십을 갖기 위해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여성정치인이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을 참신하고 내실 있는 여성정책 공약 구상으로 확대시켜 미래의 여성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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