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에티켓을 지키자 ①
버스나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쩍벌남'(다리를 쩍 벌리고 앉는 남자). 옆에 앉거나 앞에 선 사람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마음 놓고 다리를 벌리고 있는 바람에 특히 여성들은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얇은 옷을 착용하는 여름철에는 어쩌다 다리가 닿으면 뜨뜻한 살갗마저 느껴져 불쾌감이 더하다. 그래서 옆자리에 남성이 앉으면 어렵게 확보한 좌석을 포기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여성들도 많다.
이에 대해 많은 남성들은 신체구조상(?)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심리전문가들은 '남자다움의 과시'에 있다고 해석한다. 남성들은 주로 모르는 사람과 첫 대면을 할 때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음으로써 자신의 '보디존(body zone)'을 확보한다. 넓은 보디존은 강한 남자의 상징이라는 것.
운 좋게도 옆자리에 '매너남'을 만나면 혹시라도 옆 사람이 불편해 할까봐 다리를 꼬고 앉는 등 내릴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기도 한다.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당연한 배려지만, 어찌나 고맙던지.
남성들에게 당부한다. "공공장소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에게 호통을 치기 전에 다리 좀 오므려주세요!"
주혜림 / 여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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