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면 탐구하는 작가 레베카 호른
삶의 이면 탐구하는 작가 레베카 호른
  • 박윤수 기자 birdy@womennews.co.kr
  • 승인 2007.05.27 17:57
  • 수정 2007-05-27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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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설치미술·영화 등 다양한 형식 실험

장르를 뛰어넘어 평화를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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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호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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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국 방문인데 활동적이고 생기 넘치는 한국 사람들의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중국이나 북한 등 여타 아시아인들과는 또 다른 에너지를 가진 것 같습니다.”

독일이 낳은 가장 유명한 현대작가 중 한 사람인 레베카 호른(63)이 전시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8월19일까지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레베카 호른 회고전’은 한국에서 여는 그의 첫 개인전. 그는 “초기 퍼포먼스부터 영화작업, 기계장치를 이용한 설치물까지 지금까지 해왔던 다양한 작업들을 한 자리에서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예술을 먹는 사람들(1988)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 gabapentin generic for what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sumatriptan 100 mg
'예술을 먹는 사람들'(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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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른은 전시를 할 때마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의 역사와 의미를 충분히 연구한 후 적절한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번 한국 전시는 세계 순회전시의 일환으로 열리는 것이라 전시장을 위한 새 작품을 만들지는 못했다”며 “그렇지만 설치를 끝내고 보니 전시장과 작품들이 서로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특히 ‘시간은 흐른다’를 한국 전시장에 맞춰 재구성한 작품으로 소개했다. 그의 영화 ‘버스터의 침실’에서 발전한 이 작품은 바닥에 뒤엉켜 늘어진 할리우드 필름들과 탄광지역에서 사용하던 온도계들이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내는 작품. 그는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작은 섬들이 가득 떠 있는 인천 앞바다를 보면서 받은 인상을 필름을 흩어놓는 데 반영시켰다”고 말했다.

1944년 독일 미겔슈타트에서 태어난 레베카 호른은 60년대 후반 함부르크 미술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70년대부터 퍼포먼스, 설치, 조각, 영화 등 다양한 형식을 자유롭게 실험하며 장르의 경계를 뛰어넘는 복합적인 작업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작품은 파리 퐁피두 센터, 런던 테이트 갤러리,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소개됐으며 86년 카셀 도큐멘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초기작들은 면이나 붕대, 깃털과 같은 재료로 특이한 도구들을 제작, 신체의 자유를 속박하거나 연장하는 실험을 한 퍼포먼스가 주를 이룬다. 초기 대표작인 ‘유니콘’(1971)은 키가 크고 걸음걸이가 우아한 여학생의 머리에 높고 커다란 흰색 뿔을 매달게 하고 나체인 상태로 띠를 몸에 감고 동이 틀 무렵의 숲과 초원 위를 걷게 한 작품. 그는 “그 여학생을 보았을 때 바로 ‘유니콘’의 이미지를 떠올렸으며 그 학생이 아닌 다른 사람한테는 시도하지 못할 작품”이라고 말했다.

 

맨 위부터 영화 버스트의 침실(1990), 두 개의 가위로 동시에 머리카락 자르기(1974~75), 시간은 흐른다(1990~91)
맨 위부터 영화 '버스트의 침실'(1990), '두 개의 가위로 동시에 머리카락 자르기'(1974~75), '시간은 흐른다'(1990~91)
그는 “깃털은 육체의 연장이다. 육신은 나중에 죽은 후에 사라지지만 육신의 연장인 깃털, 예를 들어 인간의 머리카락 같은 것들은 육신이 없어진 후에도 존재한다”고 얘기한다. 방 한가운데 서서 양손을 새처럼 벌리고 손가락 끝에 막대기들을 매달아 양쪽 벽을 두드리는 ‘동시에 두 손으로 양쪽 벽을 건드리기’, 거울을 이어 붙여 만든 의상을 입고 거울 속에 보이는 파편화된 자신의 모습들을 더듬어가는 ‘거울 속에서 만나는 방들’에선 신체를 연장시켜 외부와의 접촉을 시도하는 행위를 볼 수 있다.

“당시 폴리에스테르를 가지고 작업을 하다가 사고가 나서 병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았어요. 병실에 혼자 누워있다 보니 육체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이때 떠오른 아이디어를 퍼포먼스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레베카 호른은 “나는 페미니스트 예술가다”라고 말하진 않는다. 그러나 그의 작품 속에서  인간의 육체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평화와 치유, 화해를 이야기하는 메시지를 보면 페미니즘을 넘어선 여성성을 엿볼 수 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2년간 작업하며 만들었던 ‘부헨발트를 위한 콘서트’(1999)는 그 대표적인 작품. 2차 대전 당시 나치가 저질렀던 유태인 학살행위와 이로 인한 상처들을 형상화했다.

그는 “2차 대전이 끝나기 직전에 독일에서 태어나 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몸으로 겪으며 자랐고, 그때 느낀 아픔들을 작품에서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로 인해 독일인들이 저질렀던 잘못을 희생자들과 함께 나누면서 치유하고 이를 통해 하모니를 형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2차 대전 때 파괴돼 오랫동안 출입금지 상태였던 탑을 소재로 진행했던 작업을 이야기하며 “탑은 망가지고 닫혀 있었지만 주변에선 나무와 풀 같은 새 생명이 자라고 있더라. 닫힌 건물을 예술작업을 통해 다시 열어젖힘으로써 전쟁을 겪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전쟁의 고통과 상처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의 입장료는 일반 5000원, 초·중고생 3000원이며 6월2일 오후 2시 강영주 미술사가의 특별강연 ‘레베카 호른의 작품세계’가 진행된다. 문의 (02)2259-7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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