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키즈’ 세대도 ‘동방신기’에 열광한다

지난 연말과 올 연초, 졸업 시즌에 다양한 여성 삶의 트렌드를 분석한 여성학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끄는 논문 중 하나가 문화 연구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30대 기혼 여성들의 팬덤 경험을 분석한 논문.

오자영씨가 지난해 12월 이화여대 여성학과 석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30대 기혼여성의 팬덤과 나이의 문화정치학-‘동방신기’ 팬덤을 중심으로’에서 오씨는 30대 기혼 여성이 10대 위주로 구성된 팬덤·대중문화의 새로운 소비층이자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30대 여성들은 1990년대 초 폭발적 인기를 끈 미국의 아이돌 그룹 ‘뉴키즈 온 더 블록’에 열광했던 세대로 다양한 문화경험을 축적한 세대다. 따라서 대중문화에 대한 감수성이 풍부해 이들의 팬덤 세력화는 낯선 광경이 아니라는 게 오씨의 설명이다. ‘누나’ ‘이모’로 불리는 연상 팬들은 10대 팬들 못지않게 열렬한 응원과 지원을 보내는 등 팬클럽 활동을 통해 반복적이고 지친 일상에서 삶의 활력을 찾는다.

30대 기혼여성 11명과 미혼여성 3명을 대상으로 5개월간 인터뷰를 진행한 오씨는 “전업주부의 경우 결혼 후 사회와의 단절로 인한 고립감에 빠지기 쉬운데 팬덤을 통해 자신만의 문화영역을 확보하는 한편, 온라인 팬 네트워크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과정에서 일부 30대 기혼여성들은 ‘동방신기’에게 성적인 감성을 느끼기도 했지만, 스스로 ‘모성’이라는 안전한 영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한국여성학 최근호(제22권 4호)에 실린 김미주 울산과학대 교수의 ‘육아휴직 사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이화여대 여성학과 석사논문으로 제출한 강인화씨의 ‘한국사회의 병역 거부운동을 통해 본 남성성 연구’, 서울대 여성학과 협동과정 김숙이씨의 ‘2000년대 새로운 여성주의 운동 연구’, 한국여성연구원 여성학논집 최근호(23집 2호)에 실린 이동옥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의 ‘여성 환자의 안락사에 관한 연구’ 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팬덤(fandom)이란?

광신자를 뜻하는 ‘fanatic’의 팬(fan)과 영지·나라 등을 뜻하는 접미사 덤(-dom)의 합성어. 일반적으로 ‘팬덤’은 대중적인 특정 인물이나 분야에 지나치게 편향된 사람들을 하나의 큰 틀로 묶어 정의한 개념이다. 대중문화가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의 하나로, 팬덤이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팬덤문화’라는 말도 탄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수 조용필의 ‘오빠부대’가 팬덤의 시초다. 이후 90년대 가수 서태지가 데뷔하면서 본격적인 팬덤문화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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