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궁’ ‘왕의 남자’ 등장 한복 화제…전통문화 콘텐츠로 가공·활용해야

한복은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입어온 전통의상이지만 오늘날 실생활에서 한복을 입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점차 현실에서 사라지고 있는 한복이 대중문화, 특히 미디어물 속에서 재해석되며 새로운 문화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황진이’ 속에서 보여진 기녀들의 의상은 한복이란 옷이 가진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드라마 ‘대장금’과 ‘궁’, 영화 ‘왕의 남자’와 ‘음란서생’ 등 지난 몇 년 새 인기를 끌었던 영상물들에서 한복의 고운 선과 색이 작품의 영상미를 주도했다.

이들 사극 속에서 보여진 한복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전형적인 한복 이미지와는 전혀 달랐다. 기존 사극에서는 역사책 속에서처럼 붉은 색의 곤룡포만 입었던 임금에게 영화 ‘왕의 남자’는 푸른색의 곤룡포를 입혔다. ‘궁’에서 윤은혜가 입었던 퓨전한복의 독특한 모양새나 ‘황진이’에서 하지원이 입었던 기생 한복의 화려한 색감과 무늬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이러한 한복의 붐은 김혜순(황진이), 배영진(궁), 이영희(궁S), 이효재(해어화) 등 유명 한복 디자이너들의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대중문화와 결합됨으로써 가능했다.

이로써 한복이 단순히 옷과 전통문화상품의 이중적 의미를 지닌 애매한 위치에서 벗어나 상품성을 지닌 문화코드로 확실히 자리잡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양 중세 기사 갑옷의 경우 현시대에 아무도 입지 않지만 판타지 영화나 게임 등에서 갑옷의 이미지가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지 않은가.

드라마 ‘황진이’에서 보여진 한복의 모습.
▲ 드라마 ‘황진이’에서 보여진 한복의 모습.
최범 디자인평론가는 “사극 속 한복은 시청자들의 감각에 맞춰 화려하게 디자인된 또 하나의 스펙터클”이라며 “한복이 이미 일상복의 의미를 상실한 지금, ‘입는 옷’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한복을 문화 콘텐츠 속에서 변형 가공한 이미지로써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화가 국가경쟁력’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요즘 사극 열풍과 한류 드라마 붐은 한복이 우리 전통문화를 알릴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입증한다. 원혜은 한국한복공업협동조합 이사장(한복 디자이너, ‘원빔’ 대표)은 “전통옷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전통과 역사, 민족 사상이 담긴 문화”라며 “전통 기모노의 평면구성을 이용, 새로운 패션으로 재창조한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잇세이처럼 한복의 가장 큰 가치인 색과 여유를 활용해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수익모델을 개발, 수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한복 전통의 원형 보존과 입는 한복, 문화 콘텐츠로서의 활용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최범 평론가는 “한복의 세계화 또한 외국에서 한복 패션쇼를 열거나 한복을 몇 벌 파는 것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복을 해체, 대중문화 콘텐츠로 재구성했을 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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