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웃의 변화

얼마 전 집을 수리하고 이사를 하게 되었다. 수리 기간 동안 소음도 많이 났을 테고 해서 미안한 마음에 드나드는 한 라인만이라도 떡을 돌리고 싶었다. 그래서 떡집에서 갖가지 떡을 도시락에 포장해 달라고 주문해 놓았다. 그런데 막상 이사하느라 정신이 없다가 저녁에 떡을 돌리는데 이사하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날이 어두웠는데도 아무도 없는 집이 의외로 많았고 아이만 집을 지키는 경우도 많았다. 그리고 어른이 있다 해도 이사 왔다고 돌리는 떡을 반기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집은 얼굴을 보이기 싫은지 문을 빠끔히 열고 아예 눈을 맞추지도 않는다. 벨을 누르는 내가 큰 실례를 하게 된 것 같았다. 물론 몇몇 집은 반겨주며 몇 호냐고 물어보면서도 떡 한 그릇 받는 걸 무척 부담스러워 하는 듯했다. 나는 순간 내가 한참 시대착오적인 행동을 했구나 느끼게 되었다. 절반도 다 돌리지 못하고 집에 오니 남은 떡을 어떡해야 할지 걱정하게 되었다.

줄곧 도시에 살았으면서도 내 마음 속엔 옛 인정이 살아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나 보다. 어릴 적 동짓달 고사를 지내고 나서 시루떡을 동네에 돌리면 반가워하며 덕담을 해주었던 이웃집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나 자신도 이사할 때 떡을 돌렸다고 해서 이웃과 절친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아니었다. 그저 엘리베이터에서 눈인사 정도 자연스럽게 나누기를 바랐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웃이 없어진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처럼 공간적인 가까움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기능별로 다양한 이웃이 생겨나고 있다. 같은 차종을 샀다고, 여행을 같이 갔다고, 또는 취미가 같거나 어떤 분야의 마니아라고, 같은 인기 연예인의 팬이라고…,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카페나 동아리가 생겨나 커지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공간적인 이웃과는 익명으로 남는 것이 자유로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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