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느끼며 살 빼

“김연아 언니처럼 예쁘고 멋있게 피겨스케이트를 타고 싶어요.”

3개월째 피겨스케이팅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두어진(10·서울 예일초 3)양은 발레처럼 예쁜 동작이 많은 피겨스케이팅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의 장래희망은 아나운서이지만 TV에서 본 김연아 선수에게 반해 취미로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고 있다. 

최근 전국 아이스링크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두양의 경우처럼 피겨스케이팅을 하나의 취미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연아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정상에 오른 뒤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의 한 관계자는 “겨울방학을 맞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년에 비해 피겨스케이팅을 수강하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다”며 “올 겨울방학에는 기존에 운영돼온 2개 반을 4개 반으로 늘린 상태”라고 말했다.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며 대중적 인기를 끌어온 스피드스케이팅과 달리 눈에 띄는 한국 선수가 없고 기술이 많아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비인기종목으로 여겨졌던 과거에 비하면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룬 셈이다.

하지만 피겨스케이팅 붐이 꼭 김연아 선수 때문만은 아니다.

피겨스케이팅을 5년간 배워온 서제니(12·고양 화정초 5)양은 “어렸을 땐 통통했는데 피겨스케이팅을 해서 그런지 날씬한 몸매를 가지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며 “특히 발레복과 같은 예쁜 옷을 입어서 좋다”고 말했다.

2개월째 피겨스케이팅을 배우고 있는 대학생 전채은(22·목동)양도 “그동안 숱한 다이어트를 해왔지만 피겨스케이팅처럼 재미있고 건강하게 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이 없었다”며 “다음달부터는 어머니와 함께 배우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용민 피겨스케이트 강사(국가대표 출신)는 “실제로 피겨스케이팅은 다른 스케이트 종목과 달리 점프와 스핀 등 다양한 동작을 구사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쉽게 질려 하지 않는다”면서 “상당한 운동량이 소모돼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양윤준 교수(일산 백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는 “피겨스케이팅을 통해 유연성, 근력 강화, 심폐기능 발달의 효과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은 성장호르몬이 많이 생성돼 키가 크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피겨스케이팅의 점프 동작은 뼈에 자극을 줘 골다공증 예방을 위한 탁월한 운동”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피겨스케이팅은 차갑고 미끄러운 얼음판에서 하는 운동인 만큼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것도 많다. 우선 모자와 장갑, 무릎 보호대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모자와 장갑은 신체 보호뿐만 아니라 체온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위축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도 필수다. 이때 근육과 인대를 충분히 풀어줘 신체를 최대한 유연한 상태로 만들어야 넘어지더라도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또 점프 동작의 경우 너무 무리한 시도를 하면 척추에 무리가 갈 수 있으므로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동작을 습득해야 한다. 탈수 예방을 위해 수분을 자주 섭취하는 것도 피겨스케이팅을 보다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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