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관계 다리 놓을 터”

“과거엔 북한이 남한을 무력 침략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절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 회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재단 설립자를 기념한 ‘밴플리트상’을 수여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 대표적 친한파 인사이면서 ‘햇볕정책’의 열렬한 옹호자인 그레그 회장을 만나보았다.

장신의 그에게선 ‘팔순’의 나이가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활력이 넘쳐났다. 이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굳은 믿음과, 내년이면 50주년을 맞는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비전과 과제를 북·미 관계 개선의 가교역할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 코리아소사이어티가 50주년을 맞게 된다. 그동안 재단의 성과에 대해 평가한다면.

“책, 영화, LA·뉴욕 등지의 교사와 학생 교류 등을 통해 한국과 한국 문화를 이해시키려 애써왔다. 실제로 많은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인들에겐 우리 재단의 활동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한 한국 친구도 ‘당신은 개인적으로 잘 알지만, 당신 재단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할 정도니 안타깝다.”

- 한국인들이 어느 정도 반미정서를 가지고 있는 것을 이해할 것이다.

“이번 방한에서 주한 미 대사 시절인 89년 대사관저를 50여 분간 점거했던 정청래 의원(열린우리당) 등 당시의 대학생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그땐 데모 때문에 대학 캠퍼스를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냈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의 캠퍼스들은 미국의 캠퍼스와 다를 바가 없이 평온하지 않은가. 물론 젊은이들의 반미감정을 잘 안다. 몇 해 전 미군의 전차에 깔려 죽은 두 여중생의 문제라든지 북한 강경책으로 일관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가 주요 원인일 것이다. 난 이 점을 미 당국자들에게 많이 강조하고 있다.”

- 북핵문제가 전세계 초미의 관심사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특히 ‘개성공단’ 같은 경제교류는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이런 식으로 북한을 ‘폐쇄’ 상태에서 어떻게든 바깥세상으로 끌어내 ‘배우게’ 해야 한다. 김정일 정권이 진정 원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유해져 이웃 국가와 동등해지는 것이다. 핵무기는 미국과 남한에 대한 방어 전략이다.”

- 한·미 관계, 또 북·미 관계에 있어 지난 중간선거 결과가 전환점이 됐다.

“국무장관이 교체되고, 이라크와 북한에 대해 새로운 생각을 갖게 하는 계기가 돼 기쁘다. 많은 미국인들이 점차 북한에 대한 생각을 바꿔가고 있다.”

- 김 전 대통령 부부는 부부 문패를 나란히 대문에 달 정도로 한국의 대표적인 평등부부다. 이런 점이 통치 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나.

“지난 5일 내 생일을 겸해 두 분과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러면서 새삼 실감했다. 이희호 여사야말로 역대 어느 대통령 부인보다 여성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존재라는 것을.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고난을 함께 한 평생의 동지이자 미국 유학 등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고, 김 전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도록 이끌었다.”

- 그런데, 재단 회원 중 여성이 거의 없는 것이 좀 의외다.

“20명 스태프 중 14명이 여성이다. 다들 능력 있고, 또 매우 적극적이다. 물론 여성 회원들도 점점 더 늘어나기를 바란다.”

- 내년 50주년을 기점으로 향후 역점 사업을 어떻게 계획하고 있는지.

“우선 미국과 북한 사이의 가교 역할에 주력하겠다. 이미 우리 시러큐스 대학과 북한 김책 대학 사이에 IT프로그램을 교환하고 있듯이 미국엔 북한 학생이, 북한엔 미국 학생이 유학 와 공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음으론, 역시 한국 국민이 우리가 하는 일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궁극적 목표인 ‘평화’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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