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위한 기부 우리 사회 희망 키운다”

“그동안 재단은 수많은 일을 10명 남짓 적은 인원으로 해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성과는 이젠 여성에게도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인식을 우리 사회에 심어준 것이죠. 출발 당시 여성의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해 돈을 기부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이었고, 그래서 ‘구걸’하다시피 돈을 모으곤 했어요. 이젠 우리의 활동이 바로 ‘권리’를 요구하는 것임을 자각하고 당당히 모금합니다.”

‘딸들에게 희망을!’ 한국여성재단이 창립 7주년을 맞았다. 12월 6일 프레스센터에서 기념행사로 ‘러키 세븐 허스토리 파티’(Lucky 7 Herstory Party)를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 잠시 틈을 낸 박영숙 이사장을 만났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단정한 올림머리, 그에 어울리는 단아한 회색 투피스 차림의 박 이사장에게선 칠십대 중반을 향해 달려간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여성운동에 대한 첫 열정이 고스란히 배어나왔다.

박 이사장이야말로 YWCA부터 시작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13대 국회의원 등을 두루 거친 여성운동계의 큰언니이자, 유엔환경개발회의 한국위원회 공동대표, 대통령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여성 환경운동의 대모다. 이런 그가 여성재단의 전신인 ‘한국여성기금’을 떠맡은 것은 새로운 사명, 새로운 비전을 대선배로서 개척해가리라는 무언의 사명감 때문이었으리라.

오랜 여성운동으로 열악한 재정은 4000여 여성단체의 숙원 과제임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여성재단’을 구상했고,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에 기업이 아닌 순수 민간 차원에서의 공익재단을 탄생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후 아름다운재단, 환경재단 등 공익 재단이 속속 생겨났고, 여성재단이 뿌린 기부문화의 첫 싹은 사회문화로 한창 굳어져가고 있는 중이다.

여성재단은 7년간 수시로 기부문화 국제 워크숍을 여는 한편, 정신대 할머니들의 일본군성노예국제법정 참가 경비, 저소득 모자가정, 실직 여성 재취업 교육, 성매매 피해 여성, 저소득층 여성 의료비, 여성 노숙자 쉼터, 불임 여성, 그리고 17대 총선 여성 후보 지원 등 사방팔방으로 여성들을 도왔다. 그리고 2004년 창립 5주년을 맞아 발족시키고 박 이사장이 직접 공동대표를 맡은 ‘미래포럼’(상임대표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은 저출산·고령화 위기를 맞은 우리 사회에 참신한 화두를 던졌다.

“여성문제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새로운 ‘사각지대’를 늘 찾아다니는 셈이죠. 남성 인사들과 CEO도 함께 참여함으로써 포럼이 활력을 유지하고 나날이 지속 발전하고 있죠. 포럼을 통해 제시된 ‘환경친화 경영’이 여성가족부에 의해 정책으로 채택까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도 박 이사장의 최종 화두는 어떻게 하면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더욱 더 생기 있게, 지치지 않게 하느냐로 돌아가곤 한다.

“아시다시피 여성 활동가들의 복지문제가 얼마나 열악해요? 초기엔 열정으로 하다가도 지치게 되는데, 재충전할 기회가 있어야죠. 나도 Y활동을 하면서 외국 지원을 참 많이 받았고, 덕분에 힘을 얻어 50년간 여성운동을 계속 할 수 있었죠. 그래서 후배들에겐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개인적으론 여성재단이 교보생명의 도움으로 ‘짧은 여행, 긴 호흡’이란 여성 활동가 재충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시행해 왔다는 것을 가장 뿌듯하게 여깁니다. 해마다 400명, 모두 1600명의 프로그램 혜택을 받은 여성들이 ‘로또복권을 받은 것 같다’고 좋아하던 모습이 눈에 선해요.”

박 이사장은 “현재 기금이 재단 시작 당시 목표했던 1000억 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면서도 “10주년 행사를 치를 즈음엔 ‘여성을 위한 기부문화’가 잘 자리 잡아 국민의 반인 여성들의 몫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여성재단은 올 7월 마포구 서교동에 5층짜리 사옥을 마련하는 경사를 맞았다. 현재 누적 기금 총액은 79억여 원, 그동안의 사업 총액은 49억2200만원에 달한다. 2003년 이후부터는 기부 기업들의 요청을 고려해 기금 적립보다는 현장 사업에 더 추진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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