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력 성비 불균형에 대학이 중심에서 지렛대 역할
과학기술인력 성비 불균형에 대학이 중심에서 지렛대 역할
  • 이은경 기자 pleun@ = 영국 런던
  • 승인 2006.11.10 10:47
  • 수정 2006-11-10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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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국의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정책(하)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도약시킬 것인가.

아테나 여신의 이름을 본떠 99년 결성된 ‘아테나 프로젝트’(Athena Project)는 과학기술 분야 고학력 여성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다른 지원 정책과 구분된다. 따라서 프로젝트 참여 주요 인사들 역시 대학 교수진으로 구성돼 있고, 자원봉사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기금이 고갈될 2007년이 프로젝트 종료 시점. 관계자들은 이후 영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UKRC) 등 연계 기관이 이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서 수행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아테나 프로젝트는 로열 소사이어티(Royal society, 왕립학회)의 지원을 받고 있고, UKRC는 기금 마련에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 BP, 화이자 등의 기업들과 과학기술 관련 학회들의 지원도 받고 있다.

아테나 프로젝트 위원회엔 영국의 대표적 여성 과학기술인들인 UKRC 주요 멤버가 참여하고 있어 이 두 기관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의장은 영국의 대표적 세포생물학자인 케임브리지대 낸시 J 레인 교수, 부의장은 로열 소사이어티의 펠로이며 대표적 천문학자인 조슬린 벨 버넬 교수다. 여기에 아네트 윌리엄스 UKRC 소장, 테레사 리즈 카디프대학 총장보, 질 새뮤얼스 영국여성과학기술인협회 부회장, 전 의장이며 초기 멤버인 줄리아 히긴스 임페리얼 칼리지(런던) 교수 등이 참여, 총 1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테나 프로젝트가 영국 과학기술계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99년 프로젝트 시작 당시 이 프로젝트에 관계한 사람은 낸시 J 레인 교수를 중심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극히 소수였다. 당시 과학혁신부 장관인 세인즈 베리 경은 물리학과 공학 분야 3092명 교수 중 여성이 단 97명이고, 여자 대학원생 비율이 18%나 되는 토목공학 분야에선 단 1명의 여교수도 없는 등 극히 불평등한 과학기술 인력 현황에 대해선 그다지 놀라워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정작 충격을 받은 것은 여학생이 생물학도의 거의 50%를 차지하는 데도 불구하고 생물과학 분야에서 여교수 비율은 10%에도 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고위직, 전문직으로 갈수록 성비 불균형이 심각해지고, 이것이 곧 경쟁력 저하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체감했던 것.

아테나 프로젝트는 ‘고학력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커리어 증진과 연구역량 강화, 그리고 기업에서의 관련 분야 여성인력의 고위직 진출 증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 실천 사항은 런던 메트로폴리탄대학의 과학계 여성인력의 아카데미 네트워크(Scientific Women's Academic Network, SWAN)에 기초해 UKRC에서 5년에 걸쳐 고학력 여성 취업을 위한 조항으로 재정비한 일명 ‘SWAN’ 강령에 명시돼 있다.

© Institute of Physics, UK resource centre for women
▲ © Institute of Physics, UK resource centre for women
SWAN 강령은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진출이 불평등하다면 해당 기관이 자체 문화와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과학기술 분야 여성인력의 높은 유실률은 해당 기관이 당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긴급 사안이다. ▲과학기술 전공 여성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도 학문적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데 지장이 있다면 이는 해당 기관이 즉각 고려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등 여성인력에게 적대적인 환경을 구체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을 기조로 6가지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2005년 7월부터는 영국 내 모든 대학에 이 강령을 적용 중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SWAN 강령을 잘 준수하는 대학들에는 매년 금·은·동 메달을 수여하며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이밖에 2002년부터는 아테나 프로젝트의 성과를 인정받아 로열 소사이어티에서 ‘아테나상’을 제정, 대학들에 수여하고 있다.

아테나 프로젝트의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은 과학기술계 여성인력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통해 매년 보고서를 발간한다는 것이다. ‘아테나의 과학기술 인력 조사’ (Athena's survey of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ASSET)는 2003년 23개 대학 2172명의 남녀 과학자, 2004년 대학 및 연구기관 6500명의 남녀 과학기술 인력 등 이공계, 의학계, 산업계, 공립·사립 연구소, 대학을 포함한 교육기관 등에 종사하는 여성과 남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2006년 보고서도 발간됐는데, 설문조사는 9월 5일부터 10월 20일까지 6주간에 걸쳐 전개됐다.

아테나 프로젝트의 실무를 관장하는 캐롤라인 폭스 프로그램 매니저는 “ASSET를 통해 여성의 과학기술 분야 경력을 높이는 데 장애가 되는 요인, 과학기술 여성인력이 취직한 뒤 승진하는 데 있어서 남성과의 차이 등을 면밀히 조사한다”며 “ASSET는 궁극적으로 과학기술 분야 여성인력에게 자신의 전공과 사회 환경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며 의욕을 고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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