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3.jpg

‘핵폭탄 개발 이후 최대 사건’, ‘피임약 이후 최대 발명’,‘꿈의

남성 치료제’로 불리는 남성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는 가히 ‘혁

명’으로까지 불릴 만큼 전 지구적인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나

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제로 지난 3월 27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비아그라를 최초로

승인했을때 국내 언론이 보인 반응은 모든 남성들이 금방 ‘변강

쇠’가 될 수 있는듯이 호들갑을 떨었다.

‘고개숙인 남성 자신감 찾아줄 알약 나왔다’,‘사랑의 묘약 불

티’,‘더 빠르게... 더 강하게’,‘번개 비아그라’,‘비아그라 벌

떡’등 제목만으로도 ‘완벽한 섹스’가 가능할 것 같은 환상을 심

어주기에 충분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과 시간강사로 일하는 선혜진씨(32. 부산시 해

운대구)는“남성의 성에너지가 넘치면 여자도 좋지 않느냐며 여성은

가만히 누워서 호강하는 것처럼 그릇된 사고를 불러일으키는 편협성

을 언론이 부추기는 셈”이라고 강조하며 결국 이런 사회적 분위기

가 성의학에서 여성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

다.

'비아그라 혁명'(성아카데미 펴냄)을 출간하기도 한 설현욱(성의

학클리닉 운영) 박사는 “기존의 발기 강화 방법들이 효과적이기는

하나 이것은 전혀 섹스 파트너를 고려하지 않고 있고 상대방의 흥

분, 욕망은 발기를 가져오는 것과 무관하다. 이것은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이 발기부전치료과정에서 제외되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사

랑과 성욕이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고 한 여자에게서 사랑(감정)을

다른 여자에게서 성욕(쾌락)을 찾는 남성의 심리적인 분열을 이런

약들이 조장하고 있다”고 책을 통해 비아그라의 이상 신드롬을 비

판하고 있다.

“보통 성문제 전문 클리닉이나 비뇨기과에서는 부부관계를 치료할

때 부부가 동시에 와서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외과적 치료없이 단

지 알약을 복용하게 되면 부인이 굳이 치료과정에 참여할 필요가 없

어지므로 간편하게 해결된다는 생각에 비아그라에 대한 사람들의 관

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는 설현욱 박사는 “성문제가 너무 기계

적으로 흐르는 것도 문제이지만 비아그라와 같은 경구용 알약이 결

국 남성의 외도에 사용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비아그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벌써부터 불거

져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에 보고된 비아그라 부작용은 사망자 30

명, 심장마비 7건, 뇌졸중 8건, 실신 4건, 시각장애 6건으로 신체에

대한 안전성 및 유해성도 심각한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가정불화와

함께 비정상적인 남녀관계로 인한 성범죄 유발이다.

대만 타이페이에서는 비아그라를 복용한 한 노인이 계속된 성관계

요구를 거부한 매춘부를 폭행하다 결국 살해당하는 사건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또한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는 한 부인이 비아그라 3

알을 복용한 남편이 난폭한 성적 행동을 한다며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또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부부관계가 아닌 알약 하나에 성관

계를 의존함으로써 부부간 신뢰를 쌓을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비아그라가 국내에 상륙하면 외국과 같은 사회문제를 충분히 예견

할 수 있는 조짐은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지난 3,4월 비아그라가 미

국에서 발매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는 국내시판때까지 기다리지

못하는 남성들을 위해 비아그라가 불법유통되어 한 알에 7-8만원씩

한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 7월 3일 미국 화이자 국내 법인인 한국 화이자가 정식으로 의

약품제조품목허가를 받은 뒤 미국 본사에서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국화이자가 단순히 수입판매

하지 않고 국내 생산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 남성들의 정력에 대

한 이상 열기를 등에 업으면 엄청난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

라는 보도는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아닐 수 없다.

“남성의 정력에 대한 과도한 집착성, 불감증 여성들의 치료에 대한

소극적 태도는 결국 우리 사회에 올바른 성의학 지식을 전달할 오픈

된 통로가 없다는 데서 발생한다”고 최형기(영동세브란스 비뇨기과

과장)교수는 강조하면서 앞으로 성의학에 대한 홍보에 치중할 것을

밝히기도 했다.

'박정 희경 기자'

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