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북 지고 디지털북 뜨나

이제는 마우스를 클릭하면서 책을 읽는다. e북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통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읽는 새로운 독서문화를 만들어냈다. e북은 종이로 책을 읽는 대신 디지털 파일로 글을 읽는 차세대 서적.

와이브로(Wibro, 휴대인터넷)의 보급으로 유비쿼터스(Ubiquitous) 환경이 개선되고, 특히 다운로드에 익숙한 연령층이 점차 증가하면서 전자책(디지털 북)에 대한 수요 또한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올해 3월 교보문고가 만든 전자서점 제노마드(www.genomad.co.kr)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e북이나 오디오북 등 전자책에 대한 수요가 종이책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음 등 포털업체와의 제휴는 네티즌을 자연스럽게 잠재적 독서계층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최대 전자책 업체인 북토피아(www.booktopia.com) 측은 “e북, 오디오북을 포함한 전자책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인터넷을 통해 파일을 무한정 내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구매가 편리하다”며 “이동하면서도 책을 접할 수 있다는 점과 종이책의 30~70%에 해당하는 구매 가격도 독자층에게는 이점”이라고 밝혔다. 일례로 9월 셋째 주 교보문고가 집계한 베스트셀러 1위인 공지영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경우 종이책 가격 9500원이 전자책으로는   3500원에 불과하다.   

국내 출판업계가 추정하는 전자책의 잠재적 시장 규모는 현재 4000억 원 정도. 아직은 단행본 시장의 지난해 총매출 2조2000억 원의 5%에 불과한 수치지만, 컴퓨터와 PDA, MP3 플레이어에 익숙한 N세대의 성장과 함께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출판업계는 지난해 전자책 시장 매출 규모를 550억 원으로 집계했으며, 올해 1400억 원대에 이를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러한 e북, 오디오북 등 전자책의 등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온라인 책이 기존의 오프라인 책을 밀어내지 않을까 하는 점과 독서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출판 평론가 최재승(KAIST 바이오시스템학 교수)씨는 “모니터로 책을 읽다 보면 독자의 호흡이 짧아지고 깊이 있게 책의 내용을 음미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전자매체로 출판되는 책의 종류와 종이로 인쇄되는 책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전자책 시장의 규모가 확대된다 하더라도 종이책을 대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전자책 컨소시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와 30대 전자책 주 이용자의 경우 외국어, 경제 등 실용분야와 판타지 소설 등 흥미 위주의 책에 한정되어 있으며, 40대의 경우 ‘부자 만들기’류의 비즈니스 서적, 10대의 경우 학습서 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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