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동남아의 여성문화예술 창조활동 교류 워크숍’

‘겨울연가’를 시청한 일본의 중장년층 여성들이 탤런트 배용준의 팬이 되어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의 흔적을 찾아 한국을 관광하는 ‘한류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 문화계에서 가장 눈에 띈 이슈였다. 과연 ‘한류’가 한국과 동남아 간의 진정한 문화교류가 될 수 있을까.

9월 21, 22일 서울 임페리얼호텔에서 개최된 ‘한국과 동남아의 여성문화예술 창조활동 교류와 여성문화산업인력 네트워킹 전망 워크숍 2006’에선 한류 현상이 여성에게 끼친 영향과 아시아 여성문화예술 교류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워크숍은 문화관광부, 과학기술부, 유엔개발계획(UNDP)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주관으로 진행됐다. 이날 워크숍에선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과 한국의 여성문화예술활동가, 학계 전문연구가, 문화행정전문가, 민간활동가 30여 명이 참여했다.

함한희 전북대 교수는 “한국의 드라마, 영화, 가요 등 문화상품이 국경을 넘어 아시아가 동시에 소비하는 한류 현상은 문화의 ‘글로벌리제이션’의 새로운 조짐”이라고 주장했다. 이전까지 문화상품의 수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유럽 몇 개국뿐이었기 때문이라는 것. 함 교수는 “한류 현상은 문화 혜택과 집단놀이문화에서 소외돼 왔던 일본 중·장년층 여성들에게 새로운 커뮤니티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낳았다”고 해석했다.

문현아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원은 “이제는 문화상품을 판매하는 한류뿐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여성문화예술 교류가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문화관광부, 외교통상부 등 정부 차원에서 진행된 문화예술 교류사업을 되짚어보며 젠더를 고려한 문화 교류의 가능성을 고찰했다. 이 중 99년 ‘팥쥐들의 행진’으로 시작해 2002년부터 동아시아 여성미술제로 확대된 여성문화예술기획의 ‘여성미술제’를 성공적인 여성문화예술 교류의 예로 들었다.

 또한 이번 워크숍에선 각국의 여성문화예술인의 현실을 조명하고 동아시아 여성문화예술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은 이번에 논의된 내용을 좀 더 발전시켜 연말께 자료집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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