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조 소시지’점

요즘 같이 푹푹 찌는 날씨에도 해가 지면 제법 선들선들해지는 남산 순환도로 초입에 자리 잡은 소시지 전문점 ‘엉클조 소시지’. 그간 식사를 겸한 여름날의 저녁 술자리로는 치킨집에서 맥주 마시기가 최고라고 생각했던 브라운 메뚜기의 생각을 바꿔준 곳이다.

국내산 육류만 사용해서 소시지를 만든다는 이 집의 메뉴판에는 각각의 소시지마다 어떤 부위로 어떻게 만든다는 간단한 설명과 사진이 있어 처음 오는 사람도 무리 없이 메뉴를 고를 수 있다. 날도 더우니 차가운 모둠 소시지를 주문할까 하다가 더운 모둠 소시지 위에 듬뿍 올려진 메시드 포테이토를 포기할 수 없어 고심 끝에 더운 모둠 소시지로 정했다.

잘게 채친 양배추 샐러드를 먼저 내어 주는데 새콤달콤한 두 종류의 드레싱과 아삭아삭 씹히는 양배추가 입맛을 상큼하게 돋운다. 잔뜩 달군 철판 위에 뚜껑이 덮여 서빙되는 더운 모둠 소시지는 테이블에 내려놓으면서 소스를 부어주는데, 칙 하고 소스 부어지는 소리와 함께 입안에 침이 고이기 시작한다. 소시지를 철판 위에 질퍽하게 고인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고소한 담백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거기다가 부드럽게 넘어가는 메시드 포테이토에 독일식 흑생맥주를 곁들이는 맛이란! 밤이 가까워질수록 시원해지는 공기가 즐거움을 더해준다. 

더운 소시지 모둠 작은 사이즈는 두 사람 정도가 먹기에 적당한 것 같다. 식사 전이라면 스파게티를 시켜 함께 먹으면 좋을 것 같고, 옆 테이블을 흘깃 보니 저민 것처럼 얇게 슬라이스한 양파에 싸먹는 차가운 모둠 소시지도 맛나 보인다.

가게 인테리어는 별 특징도 없이 소박하나 평일 저녁에도 손님이 붐비는 걸 보니 맛만은 확실한 집인 것 같다.

▲찾아가는 길: 02-757-1750, 서울역 부근 힐튼호텔 맞은 편

▲영업시간: 낮 12시~밤 12시(첫째, 셋째 일요일 휴무)

▲메뉴: 더운 모둠 소시지 1만7000원(소)/2만1000원(대), 찬 모둠 소시지 1만7000원, 스파게티 5000원, 독일식 흑생맥주 300㏄ 5000원, 500㏄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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