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발명품전시회에서도 은상을 수상한 하사장은 84년 미
네랄워터 경막통(물을 걸러주면서 천연 광천수를 만들어 줌)을 고안하여 상공부장관상을, 세
레늄 함유 화장비누 제조방법으로 91년 특허청장상을 수상하는 등 발명가이자 기업가로서
나이를 느낄 겨를없이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작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기구(FDA)에 등록
을 마친 세리온 분말은 하사장이 여러가지 광물질을 합성해 개발한 희유물질(RARE
EARTH ELEMENT)이다. “미국식품의약기구에 어렵게 등록을 마치고 미국과 북경의과대
에서 관심을 보여 세리온분말 효능에 관한 논문을 정리한 뒤 본격적으로 국제화에 신경쓸
계획입니다.” 하상남 사장은 충북 보은농공단지에 공장을 건립한지 1년여만에 특허를 따낸
세리온비누를 월 1만개씩 일본, 영국, 대만 등지로 수출을 했지만 국내 주문도 활발하던 90
년 초 경쟁기업체로부터 외제비누를 국산비누처럼 속여서 판다는 모함을 받아 주문이 급격
히 줄어들었던 아픔을 갖고 있다. 덕분에(?) 20명이던 공장직원도 11명으로 줄고 대리점영
업도 힘들어 이제는 통신판매와 주문판매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 작년 5월 발명가의 날에
산업포장상을 받은 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경제발전에 노고가 많다’는 격려편지를 받은
후 하상남 사장은 다시힘을 얻었다.
자본금 확보를 위해 기술과 세리온 원료를 제공하여 비누와 피부보호크림, 6종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는 계열사 (주)쎄몽의 판매량 확대가 올해 최대 목표인 하상남 사장은 전직 약
사이자배우 출신이다. 1943년 경성여자의과전문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던 중 당대 명배우였던
김진규, 허장강씨와 주연을 맡아 반공영화 ‘자유만세’,‘처녀별’, ‘노들강변’, ‘잊을
수 없는 사람들’, ‘며느리의 죽음’ 등 10여 작품에 출연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
국전쟁 당시 피난을 가다가 포탄에 맞아 오른손에 큰 부상을 입어 의사로서의 꿈도, 배우로
서의 꿈도 접어야 했다. 65년까지 신당동에서 약사로 근무하던 그는 경성의전 재학시절부터
중국의 명의 화타가 쓴 ‘광물질’편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광물질로 사람을 살릴 수 있다
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10년간의 연구끝에 희유물질과 세레늄이 함유된 신물질 세리온분
말을 개발하여 상품화에 성공한 것이다.“이 신물질은 활성화작용이 천연비타민E 보다 1천9
백70배나 뛰어나기 때문에 피부에 산소공급과 영양공급은 물론 세포막 활동을 왕성하게 도
와 탄력있는 피부를 만들어 준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외국에서는 발표되었습니다.” 세리온
분말은 하사장이 직접 그 효능을 체험했다. 절단된 손을 경성여의전 동창이 붙여주면서 거
의 기능을 못하던 것이 세리온 분말을 복용하면서 세포가 재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또
한 제네바 전시회때 구입한 세리온 비누로 아들의 희귀 피부병이 상당히 호전되었다며 추가
주문도 받았고다. 이 전시회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리디아 제틀이라는 여성은 ‘세리온비누
를 사용해 본 결과 피부관리에 매우 효과적이었다’는 편지와 함께 독일 뉘른베르그 전시대
회에 참석을 바라는 초청장을 보내옴으로써 하사장에게 큰 보람을 안겨주기도 했다. 94년에
연세대학교 특허법무대학원을 수료한 그가 출원한 특허만도 5개.
이중 ‘식이성 무기조성물 및 제조방법’은 미국 발명특허(제08/148345호)를, 세리온 함유
치약은 프랑스 발명특허(제2701298호)를 획득했다. 이러한 그의 발명의욕은 초대 여성발명가
협회 회장을 맡은 것 이외에 95년에 (세창출판사 펴냄)를 출
간하기에 이른다.“지난 93년에 발명특허출원한 화상약을 상품화해 널리 보급시키는 것”을
희망으로 밝힌 하사장은 “자금마련과 개발제품에 대한 특허권을 따내는데 무척 어려웠다.
투자개발한 상품과 개발한 사람에 대한 보호장치가 제 때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우리 산
업발달을 지연시키는 원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48년 스위스 동계올림픽에 한
국대표로 참가하는 등 국가대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도 활약했던 남편 이효창(76)씨를 하
상남 회장은 ‘발명동료’라고 부른다. 이효창씨는 제약회사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용
산 갑부소리를 들을 만큼 갑부였던 그의 재산까지 연구개발비로 선뜻 내놓을 만큼 현재 하
사장에게 물심양면의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