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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독백>.종이에 먹.1997.재독화가 송남희씨

독일과 프랑스에서 각각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는 화가 송

남희(53)씨와 김이산(34)씨가 잠시 귀국했다.

1967년 12월, 간호사 자격으로 독일에 처음 발 디딘 송남희씨는

정치가이자 독일 사민당 간부와 결혼한다. 간호대학 교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다른 도시로 공부하러 가 교수자격증을 땄으나 그간 아이

를 키우며 살림을 도맡았던 남편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 얼마 후

사별한다. 교수 자격증을 땄으나 아이 둘을 데리고 출강 할 수 없

는 형편이어서 송남희씨는 가끔 남편과 함께 취미 삼아 그리곤 했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혼자있는 시간이 싫어 이웃들을 모아 그림을 가르치다 나중에는 사

람이 많아져 여러 그룹으로 나눠 가르쳐야 할 정도가 됐다. 그러는

중에 사람들과 그림을 모아 전시회도 열게 되dj, 뜻 맞는 사람을

모으다 80년에는 독일 지역 예술가협회라 할 수 있는 비트겐슈타인

예술가협회를 창설한다.

그간 독일에서 40여 차례의 전시회를 가진 송남희씨는 어린 시절

배운 서예를 응용하여, 두 개의 고향을 가진 자신의 처지를 독창적

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 안에서 동양과 서양의 이미지(혹은 사상)

는 끊임없이 소통하며 영향을 끼치며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한다.

그것은 때로 작가의 정체성 또는 민족성, 역경을 이겨낸 강한 여성

성의 모습으로 드러나기도 한다.그의 작품은 종이를 이용하거나 붓

글씨로 표현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독일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송남희씨는‘유림’이라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귀국 목적 중의 하나는 윤석남, 이

경신씨 등 한국 여성 화가의 작품으로 그립엽서집을 만들어 올 가

을 국제도서전에 출품하기 위해서다.

“앞서 독일 작가들의 작품을 엽서집으로 만들었는데, 돈을 벌기

보다는 어려운 고비를 넘긴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마음에서 계획한 일이었어요. 모쪼록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세계

무대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5월 중순 입국한 송남희씨는 여성 화가들과 활발히 접촉하고,

6월 25일 독일로 돌아갔다. 모국인 한국에서 개인전을 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열망을 가슴 깊이 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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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x-레이 필름.아크릴 혼합.

프랑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이산씨

한편 82년 도불, 고등학교부터 프랑스에서 다니기 시작한 김이산씨

는 존재의 불연속성, 세상 의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계속적인

변화와 운동의 상태에 있음을 천착해 온 화가.

그의 작품세계는 자연을 통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로

요약된다. 서양에서는 자연을 정복대상으로 인식하지만 동양적 가치

관은 동반자로 인식한다. 김씨는 X레이와 같은 과학적 수단을 동원

해 동양적 가치관의 잣대로 때로는 불가해한 자연의 불영원성에 커

다란 물음표를 던진다. 동양적 사상과 서양적 방법론을 접목시킨 셈

이다.그런 그의 사상은 때로 세포에 관한 작업, 지진에 관한 탐구로

이어진다.

“소수의 세포가 다수의 세포를 위해 죽는 과정은 생명 프로그램의

전제조건입니다. 서양의 기독교적 세계관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논

리지만, 이제 이런 이론은 의학계에서도 정설로 자리잡아 가고 있

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삶과 죽음을 동전의 양면처럼 인식했던 동

양적 가치관은 나를 포함한 환경 전체를 인식할 때 유용한 개념이

죠. 이 동양적 가치관이 넓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서구

식 표현방법에서 구했죠.”

인간의 무력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는 자연재해이기도 한 지

진 현상을 김씨는 역시 자연의 우연성 혹은 불연속성의 연장선상에

서 파악하고, 이러한 자연과 합일점을 찾으려면 인간이 에고를 줄

이면서 나를 포함한 자연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94년 진화랑 초대로 귀국전시회를 열기도 했던 그는 95년 제10회

화랑미술제, 97년 제1회 서울아트페어 ‘주목받는 차세대 작가전’

에 초대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회사

AGFA 100주년 기념행사로 독일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내년에는 세

계 최대 영미 합작 제약회사인 그락소-웰컴 산하 문화재단 소속의

‘투텐(two ten)’갤러리 초대로 영국 런던에서 전시회를 가질 예정

이다.

〈최이 부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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