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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이화여자대학 중강당에서는 영화 〈샤인〉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UNDP(유엔개발계획)프로젝트팀’이 마련한 제1회 정신재활을 위

한 〈사랑의 음악회〉는 정신 재활에 성공한 환우가 마련한 무대로

만성정신질환자와 가족들에게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한 뜻깊은 자리

였다.

‘UNDP 프로젝트’는 만성정신질환자가 지역사회에서 정상적인 생

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재활프로그램 계획, 운영에 관한 것으로, 이

화여대 김수지 간호과 교수가 팀장이 되어 정신보건간호사 30여 명

이 2년 전부터 방문간호 중심으로 벌인 지역사회정신간호사업이다.

정신재활에 성공한 송선국, 지경석 씨가 ‘시편 150편’, ‘나 세

상에 볼 수는 없어도’, ‘높은 산에 올라가’등의 찬송가와 피아

노 소나타 ‘월광’ 연주 등을 들려주었다. 또 정신질환자들이 주

축이 되어 준비한 하나님의 교회 합창단의 합창, 성북 사랑의 집

회원들이 준비한 노래는 ‘정신병도 치유될 수 있다’는 확신을 심

어주기에 충분했다.

현재 전국에는 2백50여 개의 보건소, 4,5백 개소의 복지관이 있다.

그러나 그간 이곳들에서 의사 중심으로 행해왔던 지역 정신질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은 경비 등의 문제로 실효성이 적었다. ‘UNDP 프로

젝트’는 비교적 인건비가 적게 들고 환자와 접촉할 기회가 많은

정신보건간호사를 적극 활용, 일상생활기술을 가르쳐 환자들이 지역

사회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환자를 방문해 3-12주간 치료관계와 신뢰를 형성한 뒤 본격

적인 치료가 시작된다. 데이 케어를 통해 정상인과 같은 일상생활을

훈련시키는 과정에 환자는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치료자는

환자가 지니고 있는 자질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그 이후에 치료속

도는 급속도로 빨라지고 환자는 재활에 성공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음악회는 환자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도 희망과 자신감을 준

것은 물론, 보건소, 복지관, 또 각 지역의 신앙공동체 안에서의 목

회간호에 정신질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의 새 모델을 제시했다.이 프

로젝트는 성북구, 마포구보건소, 성산복지관, 하나님의 교회 등 4곳

을 중심으로, 지역 영세민 가운데 3백14명의 환자와 1천4백여 명의

가족이 등록, 관리되어 왔다.

최이부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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