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 비롯 ‘연개소문’ ‘태왕사신기’ 등

올해 방영을 앞두고 있는 TV 사극의 키워드는 단연 ‘고구려’ 역사, 그 중에서도 한반도 건국에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해석될 여걸들의 모습이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촉발된 고구려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드라마 제작의 도화선이 됐다.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MBC ‘주몽’에 이어 SBS ‘연개소문’(극본 이환경, 연출 이종환), MBC ‘태왕사신기’(극본 송지나, 연출 김종학), KBS ‘대조영’(원작 유현종, 극본 장영철, 연출 김종선·윤성식) 등이 방영을 기다리고 있다.

5월 방영 예정이었다가 월드컵을 피해 7월 초로 방영을 늦춘 SBS의 ‘연개소문’에서 연개소문의 여동생으로 등장하는 ‘연소정’(황인영)은 당대 최고의 검객으로 인정받는 여걸이자 당나라의 침략을 봉쇄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연소정은 드라마 속에서 유일한 여성 주인공으로 “‘연개소문’은 정통 남성 사극이며 여성 배역을 강화하지 않겠다”는 이환경 작가의 선언에 연개소문(유동근)의 부인으로 출연을 약속했던 전인화가 출연을 거부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10월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태왕사신기’에서 광개토대왕의 상대역인 서기하(문소리)는 광개토대왕을 사랑하지만 그와 대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인물. 단군신화에서 웅녀가 된 곰과 달리 호랑이로 남은 호녀족의 피를 이어받은 그는 웅녀족에게 왕의 여인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타고 난다. 고구려를 견제하는 나라인 대화천회에 포섭돼 고구려에 첩자로 파견된 뒤 광개토대왕과 맞서는 강하고 전투적인 여인상으로 그려질 예정이다.

8월 초 방영 예정인 KBS ‘대조영’은 고구려 유민들이 건설한 나라 발해와 발해의 시조 대조영을 그린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첫사랑인 비련의 여인 초린(박예진)과 정실부인이면서 희생을 통해 사랑을 보여주는 숙영(홍수현)이 주요 여성 캐릭터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사극의 여주인공 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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