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5·31 지방선거 여성 당선자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지난 선거 때보다 여성 당선자가 4배 많아졌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성 당선자의 대부분이 한나라당 후보라는 것이다. 총 388명이 출마해 305명이 당선된 한나라당은 여성 출마자 대비 당선율이 78.6%에 육박한다. 또 경선제와 기초의원 비례대표제, 중선거구제가 오히려 여성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도 높다.

선거 현장을 누볐던 각 당 단체장 여성 후보들에게 5·31 지방선거의 교훈을 들어보았다

[김유임|고양시장 도전] “중앙정치에 선거 휘둘렸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연장선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컸던 거죠. 4년 전에도 그랬는데 이번에는 특히 더 심했던 것 같아요.” 3선에 실패한 김유임 열린우리당 고양시의원 낙선자는 ‘정당선거’를 낙선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김 낙선자는 “지난 4년간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해 훌륭한 일꾼으로 꼽혔던 분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탓에 모두 낙선하고, 외부 영입인사를 비롯해 정당공천을 받은 분들이 모두 당선됐다”며 “능력이나 정책으로 평가받기보다는 당 공천만 받으면 무조건 당선되는 걸 보면서 걱정스런 마음이 앞섰다”고 전했다.

그는 “시·군의원까지 정당공천을 하게 되면 지방자치에 대한 정당의 개입도가 높아져 중앙정치에 예속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도지사나 도의원은 국회의원과 같이 정당공천으로 선출하고, 시·군의원은 공천 없이 뽑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중선거구제 도입이 여성 의원을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한 것 같지는 않다”며 “현 제도로는 경선에서 여성 후보가 대부분 탈락하기 때문에 정해진 의무할당을 지킬 수 있도록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옥희|울산시장 도전] “지역민과 호흡해야 좋은 결과”

노옥희 민주노동당 울산시장 낙선자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서 선거 참패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낙선자는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던 민생문제와 비정규직 문제, 영세상인들의 문제 등에 대해 일상적으로 투쟁하는 과정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호성 유세만 했던 것에 한계를 느꼈다”며 “지역민들과의 일상적 결합이 부족했던 것이 득표율로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정책선거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매니페스토 운동에는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노 낙선자는 “공약평가 기준으로 제시된 스마트 지표는 예산이나 일정 등을 중심으로 실현가능성을 예측하기 때문에 (내용적으로) 나쁜 공약이라도 기준에만 부합하면 좋은 공약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며 “기능적인 것보다는 담고 있는 내용에 주목할 때 좋은 공약 여부를 가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TV 토론회에서 후보에게 주어지는 1분30초는 공약과 정책을 알리는 데 역부족”이라며 “정책선거가 되려면 후보자의 철학과 가치관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영|광주시장 도전] “두터운 지역색 그나마 선전”

유일한 한나라당 광역단체장 여성 후보였던 한영 한나라당 광주시장 낙선자는 ‘지역색’을 낙선 이유로 꼽았다. 한 낙선자는 “광주지역이 민주당 텃밭이어서 당선이 어려울 거라고 예상했다”며 “하지만 여성이기 때문에 지역색을 깨지 못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여성이기 때문에 그나마 득표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위했다.

한 낙선자는 몇 안 되는 광역단체장 여성 후보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한나라당 취약지역에 전략공천된 여성 후보라는 이유로 비판 여론이 일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 낙선자는 “한나라당이 힘을 얻지 못했던 광주지역에 씨앗을 뿌리고 열매를 맺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던 것”이라며 “남녀를 떠나 인물 중심으로 공천한 것이지, 어차피 떨어질 지역이니까 여성을 공천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당 입장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공천을 줄 수밖에 없다”며 “여성 할당 비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여성 스스로 자기 준비를 철저히 해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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