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우회, 여성 관련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 발표

KBS ‘주부 세상을 말하자’, MBC ‘여성의 힘 희망한국’, SBS ‘김미화의 U’는 여성과 소수자를 위한 좋은 방송으로 평가받아 온 프로그램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에서도 여성을 엄마나 아내라는 역할에 한정하거나 성공한 여성만을 출연시키는 등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됐다. 한국여성민우회는 ‘방송 3사 여성 소재 관련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발표하고 개선을 요구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의 모토를 ‘여성’으로 정하고 야심차게 시작한 MBC ‘여성의 힘 희망한국’의 경우 여성만을 초대손님으로 출연시킨 최초의 토크 프로그램이지만 ‘성공’이란 잣대로 ‘리더가 된 여성’만을 중심으로 구성해 다수 대중 여성들의 힘을 과소 평가한 점이 지적된다.

평범한 여성들의 시각으로 사회의 이슈를 토론하는 여성 토론 프로그램인 KBS ‘주부 세상을 말하자’는 주부들이 토론해볼 수 있는 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이 있음에도 엄마나 아내의 역할이나 주부라는 시선에 한정된 내용만을 주제로 삼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SBS ‘김미화의 U’는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큐나 출연자, 혹은 피해 당사자의 증언을 통해 사실성을 높이고 대안까지 짚어보는 좋은 프로그램. 그러나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 ‘24번 성형수술에 성공한 사람’ ‘S라인 몸매 만드는 법’ 등의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긴 방송들은 프로그램 원래의 의도를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을 받았다.

또한 이들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오전 11시와 오후 1시, 밤 12시 20분 등 주 시청대상인 여성과 주부들이 보기 힘든 시간대에 편성돼 있다는 것. 한국여성민우회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프로그램이 적절한 소재 개발에 힘써 발전된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모니터 보고서는 2월 13일∼3월 5일, 4월 10∼23일 등 두 차례에 걸쳐 총 5주간의 방송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를 분석해 발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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