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위한 대안학교 다솜학교

“사람들이 긁어놓은 칼자국 때문에 고통스러워 보이는 밤나무를 발견했어요. 고통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그 나무를 보면서 나도 공부하면서 짜증나는 일을 이겨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박진우)

“쓰러질 듯 직각으로 구부러진 진달래 줄기에 꽃이 피어있는 걸 보고 신기했어요. 힘든 시련이 있을 때 쓰러지는 사람은 삼류인생이겠죠. 자연에서 본받아야 할 것 같아요.”(윤찬)

“어려운 일이 있으면 까짓것 얼마든지 극복하겠다고 생각하면 되죠. 행복하게 살겠다는 마음에 집중하세요.”(윤명선 교장)

지난 15일 과천 서울대공원에선 ‘다솜학교’ 학생 10여 명과 학부모가 모여 앉아 작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야외수업의 주제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한 집중력 기르기’. 아이들은 삼림욕장을 1시간 정도 산책한 뒤 보고 느낀 바를 이야기했고 교사들은 학생의 말에 일일이 친절하게 답변해 주었다.

인성교육을 위한 대안학교를 표방하는 ‘다솜학교’가 애니어그램을 활용한 교육,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교육 시스템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한 달에 한 번씩 발표와 토론 위주의 수업을 실시하는 다솜학교엔 현재 10여 명의 교사와 보조교사, 그리고 30여 명의 아이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학교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애니어그램’을 활용, 아이들의 성격 유형별로 다른 접근 방법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애니어그램은 심리검사를 통해 인간을 성취형, 보스형, 관찰형, 공상형 등 총 9가지 유형으로 나누는 심리 프로그램. 정우진(32) 교사는 “같은 문제를 던져주어도 아이들의 답변은 애니어그램 유형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면서 “둘이 붙어 다니는 아이들은 같은 유형인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다솜학교의 교사들은 “모든 아이들에겐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는 교육철학을 가지고 애니어그램 유형을 관찰해 아이의 적성을 발굴하고 키워주기 위해 노력한다. 교사회의 때마다 아이 한 명 한 명에 대해 논의하고 더 나은 교육방법을 고민하는 자리를 갖는다.

부모에 대한 교육을 중요시하는 것도 이곳의 특징. 아이들이 토론을 하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 열리는 부모 교육에선 1인칭을 사용하는 ‘I 메시지’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한다. 자녀에게 ‘떠들지 마’라고 하지 말고 ‘네가 떠드니까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아’라는 식으로 ‘나’를 넣어서 이야기하라는 것. 4년 전부터 남매를 다솜학교에 보내고 있는 김경순(37)씨는 “이곳의 부모교육이 큰 도움이 됐다”면서 “엄마가 세운 계획에 아이들을 맞추기보다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해야 할 일에 책임감을 안겨주는 교육방식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다솜학교는 79년 김영운 목사와 윤명선 전 이싹회 회장이 주축이 돼 교회 안에서 아이들에게 공동체교육과 인성교육을 시키면서 시작됐으며 90년 ‘다솜학교’라는 이름을 내걸고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95년엔 작은교회, 이싹회, 또하나의문화 등과 함께 ‘대안교육을 열어 가는 모임’을 결성하고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주제의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윤명선 교장은 “자발적으로 봉사할 줄 아는 공동체의식을 가진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다솜학교의 교육목표”라고 밝혔다.

abortion pill abortion pill abortion pill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