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명의료기술의 전환에 대한 연구 논문

78년 영국에서 세계 첫 시험관 아기가 탄생한 뒤 불과 7년 만에 한국에서 첫 시험관아기가 태어났다. 당시 ‘못사는 나라’에 속했던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놀라운 기술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하정옥(37)씨가 지난 2월 서울대 사회학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한국 생명의료기술의 전환에 관한 연구: 재생산기술로부터 생명공학기술로’를 읽으면 이런 의문들이 해소된다. 그는 논문에서 70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의 생명의료 기술이 어떻게 확산되고 또 전환을 이뤘는지 전개 과정을 살펴본다.

가족계획사업의 일환으로 60년대 말부터 확산된 난관 영구피임 수술에 복강경을 썼던 경험은 70∼80년대 서구 사회에서 수입된 체외수정기술을 쉽게 받아들이게 했다. 복강경 기술은 다수의 난자 채취를 가능하게 해 체외수정 기술의 정교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재생산기술의 확산기인 90년대는 불임클리닉을 중심으로 체외수정기술이 임상의 적용과 실험실의 기술개발 면에서 빠르게 확산됐다. 이는 뒷날 세포유전학 및 발생학의 연구에 중요한 기반이 됐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체외수정 기술은 더 이상 재생산 기술이 아니라 생명공학 기술로서의 성격을 갖게 됐다. 기술 개발의 정당성에서 이전 시기를 지배했던 ‘불임치료’는 더 이상 등장하지 않고 그 자리를 ‘난치병 치료 및 신약 개발’이 차지했다. 체외수정 기술에 대한 사회적 관리 체계라고 할 수 있는 생명윤리법이 처음 만들어졌다. 한편 논문은 체외수정기술을 사회기술체계로 분석함으로써 재생산, 생명공학 두 가지 성격이 어떻게 전환됐는지 밝히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제도가 종종 의도하지 않거나 혹은 정반대의 효과를 낳는다는 것.

국가의 지원 아래 진행된 가족계획사업은 목표인 ‘피임’과는 정반대로 임신을 위한 기술의 도입에 중요한 인적·기술적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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