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당·트랜스지방산·식품첨가물, 우울증·알레르기 등 유발 우려

출출하거나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스스럼없이 찾게 되는 간식 ‘과자’.

이런 과자가 최근 건강을 위협하는 먹거리로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스낵, 쿠키 등 과자류가 해로운 이유를 정제당과 트랜스 지방산, 식품첨가물 등 원료에 있다고 전한다.

더욱이 식품첨가물 중 향료에 대한 법적 규정이 없고, 식품성분 표시가 주성분에 한정돼 있어 이에 대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은자 서울보건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영양소가 전혀 없는 ‘정제당’은 당성분만 99.98%에 달하기 때문에 섭취하자마자 혈당 수치를 곧바로 높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제당이 많이 함유된 과자를 즐겨 먹게 되면 일정한 혈당수치 유지가 어려워지고, 인슐린의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정 교수는 또 “당 대사 과정에서 더 많은 비타민을 요구하게 되므로 비타민 부족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전한다. 쉽게 피곤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또 당분은 섭취 즉시엔 기분이 좋아지지만 장기적으론 우울증이 심해질 우려가 있다. 당분을 섭취하면 세로토닌이라는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지만 당분을 과다 섭취하면 세로토닌 과다 분비 상태에 놓이게 되고, 당분 섭취가 안 될 경우 오히려 우울증에 빠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과자를 바삭바삭하게 하고 윤기를 내는 역할을 하는 쇼트닝이나 마가린에는 ‘트랜스 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트랜스 지방산은 식물성 유지를 쇼트닝이나 마가린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분으로, 혈관 벽에 쌓여 고지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정 교수는 “트랜스 지방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면서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대표적 식품첨가물은 육가공품의 ‘아질산나트륨’, 라면·조미식품의 ‘인공조미료(MSG)’, 과자·음료의 ‘타르색소’, 일부 음료·식품에 들어가는 ‘보존료’ 등이며, 식품첨가물 종류는 공식적으로 허용된 400여 가지와 거의 모든 식품에 함유된 ‘향료’ 1800여 가지에 달한다.

제과업체 연구원 출신이자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공포’의 저자 안병수씨는 “타르색소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고, 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 논란이, MSG는 신경·뇌기능 마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보존료의 경우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우리 몸 세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향료는 법으로 정해진 안전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안씨는 “과자마다 원재료 이외에 첨가물이 수십 가지 들어가 있지만 과자 봉지에는 주요 성분만 표기돼 있어 모든 성분을 기록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기 좋고 맛 좋은 무첨가 식품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고 시장 형성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여성환경연대(으뜸지기 박영숙)는 14일 오전 10시 정동 배재학술지원센터에서 ‘과자, 그 위험한 유혹’이란 주제로 환경건강포럼을 개최한다. 문의 02-722-7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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