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여성작가 2인의 신작 연애소설

스타일이 전혀 다른 한국문학계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공지영(43), 전경린(44)씨가 최근 잇따라 연애소설을 발표했다. 사회 참여적인 작품을 주로 발표했던 공지영씨가 4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처음 내놓은 연애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소담)과 여성의 성과 사랑을 얘기했던 전경린씨의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이룸)이 그것. 두 소설은 한국과 일본의 국경을 넘는 사랑과, 불륜에서 시작하지만 현실로 다시 돌아와 더 큰 포용의 세계를 발견하는 사랑 등 기존 통념에서 벗어난 모습들을 보여준다.
공지영씨의 신작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냉정과 열정사이’로 유명한 일본의 쓰지 히토나리씨와 함께 하나의 사랑 이야기를 각각 남녀 주인공의 입장에서 서술한 두 권이 한 세트다. 출판사에서 2005년 광복 60주년과 ‘한·일 우호의 해’를 맞아 한·일 작가의 공동 집필을 기획해 서울과 파리에 있던 두 작가가 1000여 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먼 하늘 가까운 바다’란 제목으로 신문에 연재했고 단행본으로 선보이게 됐다.
22세 때 일본에 어학연수를 갔던 주인공 홍이는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 남성 준코와 사랑에 빠진다. 잠시 동거까지 했던 두 사람은 주변의 반대와 사소한 오해로 헤어졌다가 7년 뒤 서울에서 출판사 기획실장과 소설을 발표하고 방한한 유명 작가로 재회한다.
첫 연애소설을 발표한 공지영씨는 “‘학생운동과 여성문제를 다루는 작가’라는 꼬리표가 부담스러웠는데 이번 소설 발표 후 공지영 문학은 이래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많이 자유로워졌다”고 얘기했다. 또한 취재 과정에서 일본인과의 사랑에 많은 한국 여성들이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보고 정치적·역사적 문제가 얽힌 내용을 배제했다. 그보다는 문화와 언어, 경제적 문제, 남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오해를 풀어가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택했고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 홍이가 아버지에게 “독립운동 하느라고 그 사람이랑 헤어진 게 아냐”라는 대사를 쓸 때는 통쾌함마저 느꼈다고 했다.
전경린씨의 새 소설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은 작가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사회에서 허용되지 않는 ‘불륜’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나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자신을 소모시키며 치열하게 사랑했던 이전의 여성들과 달리 현실로 돌아와 타인의 사랑을 포용하는 너그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혜규는 얼굴의 푸른 점 때문에 위축되고 소극적인 성격을 지닌 여자로 인채라는 남자를 만나 첫사랑에 빠지지만 결혼을 앞두고 사촌인 예경에게 빼앗긴다. 그 상처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깨어난 혜규는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유부남 형주를 만나 조건 없는 사랑을 한다. 집착을 버린 진정한 사랑을 통해 자신을 되찾은 혜규는 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고 과거에 큰 상처였던 예경의 사랑까지 보듬어 안는다.
이 소설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랑이 등장한다. 유부남을 사랑하면서도 이혼을 요구하지 않는 혜규와 남편의 외도에 분노하면서도 이혼을 끝내 거부하는 그의 언니 혜진, 그리고 20년 만에 나타난 옛 애인을 찾아 외국으로 달려가는 오빠 혜도, 사촌의 연인을 빼앗는 예경 등.
전경린씨는 “불가능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삶의 진실성을 찾고 싶었다”며 “이 소설은 자기로부터 떠나가 세상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했다. 황도경 문학평론가는 “일탈을 꿈꾸던 전경린 소설의 인물들이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와 타인의 상처를 발견하고 그들을 끌어안고 사랑하는 과정이 따뜻하게 보여진다”고 평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소담 / 9000원, ‘언젠가 내가 돌아오면’/ 전경린 지음/ 이룸/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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