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 정부 출연연 첫 여성기관장 정광화

“규모는 작을지라도 세계 7위권의 수준에서 세계 초일류 기관으로 도약하겠습니다.”
12월 9일 과학기술계 정부 출연 연구기관 사상 첫 여성으로서 기관장에 취임한 정광화(57)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그는 3년의 재임 동안 해야 할 사업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신임 원장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생체자기진단기술, 위성방송을 위한 시간 주파수 등 전문연구 조직으로 탈바꿈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근 각광받는 재료·화학·생물분야 등으로 확장, 새로운 측정기술과 표준을 개발해 미래 첨단산업의 출현에 미리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에 위치한 표준과학연구원은 75년 설립됐으며, 주요 기능은 국가표준기술 확립, 산업측정·평가기술 개발 등 173개의 측정 및 시험분야에 대한 표준 확립이다. 이는 자동차, 선박, 가전제품, 반도체 등 우리나라 산업제품의 품질 향상에 기본이 되는 일이다. 연구원은 아울러 의료 측정 등에서 안정성·신뢰성을 높여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정 원장은 우리나라의 진공표준을 확립하고 진공 측정 기술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2003년 진공시스템 종합진단센터 설립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 93년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설립 등 여성 과학기술인들의 권익 향상에도 힘써왔다. 3, 4대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을 맡으면서 전국 규모의 조직으로 확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1년에 2차례씩 학술대회를 정례화했다. 깊이 있고 폭넓은 학술교류 행사였다는 평을 받은 지난 8월의 제13차 세계여성과학기술인대회를 유치한 것도 정 원장이었다.
뛰어난 연구성과와 대외활동 등 다방면에서 활약을 펼친 정 원장은 “보육 때문에 연구를 포기할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 남편과 주위 분들의 성원과 격려로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후배 여성 과학기술인들에게 “연구 성과는 바로바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운전할 때 차량의 흐름을 잘 살펴야 하는 것처럼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과학계, 산업계, 더 나아가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졌으므로 몇 년 안에 프로젝트 수행력, 기획력 등을 갖춘 지도자급 여성 과학기술인들이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능력 있는 여성을 발굴해 적극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서울 문리대 물리학과와 미국 피츠버그대 물리학과 대학원을 졸업(물리학 박사)했으며, 표준과학연구원 물리표준부장, 진공기술센터장,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3, 4대 회장을 거쳐 현재 한국진공학회장과 국가과학기술 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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