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고정희상 수상자 박영숙 사진작가·언니네트워크

페미니스트 시인이자 운동가였던 고정희의 삶을 기리고 그의 정신을 이어나가기 위해 ‘또 하나의 문화’가 제정한 제3회 고정희상 수상자로 박영숙(65) 사진작가와 페미니즘 커뮤니티 언니네트워크(대표 조지혜)가 선정됐다.
박혜란 심사위원장은 박영숙 작가에 대해 “사진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중년기 이후 여성의 삶을 드러내는 작업을 해오며 치열한 페미니즘을 자신의 삶과 결합해 예술로 승화시킨 활동이 고정희의 정신과 이어진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또한 언니네트워크는 “여성운동을 온라인 상에서 주도하며 페미니스트 공동체를 추구해 페미니즘의 대중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박영숙 사진작가는 40이 넘은 나이에 페미니즘 사진작가의 길에 들어선 인물이다. 88년 ‘또 하나의 문화’ 동인인 고정희 시인, 윤석남 화가 등 페미니스트 예술가들과 함께 여성 해방시와 그림의 만남 ‘우리 봇물을 트자’ 전시회를 시작으로 줄곧 여성의 삶을 사진에 담아왔다. 98년에는 후배 여성 사진가들과 함께 한국여성사진가협회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배타적인 사진 분야에서 여성의 권익 신장에 힘써왔다. 99년부터 시작된 ‘미친년 프로젝트’는 그의 사진작업의 결정체. 4회에 걸쳐 여성들의 광기, 섹슈얼리티, 일상 등 다양한 모습을 사진 속에서 표현한 프로젝트로 환갑을 넘긴 올해까지 지속됐다.
언니네트워크는 2000년 4월 오픈한 여성주의 웹진 ‘언니네’(www.unninet.co.kr)를 그 전신으로 한다. 20대의 신세대 페미니스트들에 의해 탄생한 ‘언니네’는 익명이 보장되는 사이버 공간에서 여성들이 정말 얻고자 하는 정보와 나누고자 하는 얘기들을 자유롭게 떠들 수 있는 사이트이다.
2001년엔 고정희 10주기 추모 웹사이트의 기획과 개발에도 참여하며 제1회 고정희상 수상자 후보에도 선정된 바 있다. 온라인에서의 활동뿐 아니라 여성들을 위한 각종 파티, 2004년 시작해 올해 2회를 맞은 ‘페미니즘 캠프’와 ‘여성들의 밤길 되찾기를 위한 달빛 시위’ 등 오프라인 상에서의 활동도 활발하다. 2004년엔 본격적인 여성단체 ‘언니네트워크’를 결성하고 보다 결집된 여성주의적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인이자 운동가, 언론인으로서 현대사에 뛰어난 업적을 남긴 고정희는 한국에서 ‘페미니즘 문학’의 개념을 최초로 정립하고 여성의 경험과 역사성, 여성과 사회가 맺는 관계방식을 이론화한 작가이다. ‘여성신문’의 초대 주간을 맡아 여성주의적 대안 언론의 초석을 다졌으며 ‘또 하나의 문화’ 동인으로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2001년 고정희 추모 10주기를 맞아 처음 제정된 고정희상은 창작활동과 여성운동을 연결해 활동해오거나, 새로운 미래상의 제시 또는 여성 간의 연대와 소외된 자들에 대한 관심을 통해 페미니즘의 실현에 기여한 여성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격년에 한 번씩 개인과 단체 부문에 수여하며 제1회 고정희상은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와 기지촌 여성운동단체 새움터가, 제2회 때는 김승희 시인과 장애여성공감이 수상한 바 있다. 

단체부문 수상자인 언니네트워크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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