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의기 북돋운 축제 한마당”

성황리에 막 내린 제2회 여유만만 콘서트

10월 7일 오후 7시 30분 잠실체육관은 제2회 여유만만 콘서트에 참여한 8000여 관객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하루종일 내린 비로 쌀쌀해진 날씨와 금요일의 교통 체증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부터 70대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남녀를 초월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한 공연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가수 유열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과학기술계 여성 리더들을 위한 공연을 축하하는 황우석 박사와 여성신문이 선정한 여성 역할모델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지영 컴투스 대표, 곽정 하피스트의 축하 영상 메시지로 시작됐다.
이에 앞서 김효선 여성신문 대표는 “여유만만 콘서트는 사회 전 분야에서 이룩한 여성들의 성과를 축하하고 그들의 노력과 리더십에 박수를 보내는 자리”라고 콘서트 개최의 의미를 밝혔다. 또한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 이명박 서울특별시장 등도 축사를 보내왔다.
가수 클론의 ‘내 사랑 송이’가 휠체어댄스와 함께 시작되자 관객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또한 공연 내내 8000여 관객은 일어선 채로 열띤 성원을 보내  스탠딩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박미경, 유열, BMK, MC몽의 공연에 이어 밴드와 함께 나타난 마야의 공연으로 콘서트는 클라이맥스로 치달았다. 마지막 곡 ‘독도는 우리 땅’을 함께 합창하며 두 시간여 동안 계속된 공연은 마침내 막을 내렸다.

 

♬ 여유만만 콘서트 이모저모 ♬

남성 서포터스 가수들의 여성사랑
이번 콘서트에선 남성 서포터스로 참여한 가수들의 남다른 여성 사랑이 화제가 됐다. 휠체어 댄스로 감동을 선사한 클론은 “데뷔 전부터 성공과 좌절의 순간에 항상 함께 해준 아내 김송에게 감사한다”고 말해 관객들을 감동시켰다.
젊은 관객들을 열광시켰던 MC몽은 “나를 사람으로 만들어준 사람은 어머니”라면서 “어머니를 보면서 여성은 강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지난해에 이어 사회를 맡은 유열은 여성신문 행사 단골 손님으로서의 관록을 보여주며 중간중간 여성들의 파워를 역설했다.

장애아동도 함께 즐겼어요
장애아동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장미회) 총무 유한숙(42·부천시 송내동)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 김다빈(13·초6)군과 동생 다현(12·초5)군을 데리고 콘서트에 참가했다. 유씨는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마야의 공연은 기를 솟게 만들었다”고 즐거워했다. 다빈과 다현 형제는 “MC몽의 공연이 제일 좋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숨은 공로자’ 성덕대 자원 봉사대

콘서트의 성공에는 자원 활동가로 참여한 성덕대학 40여 학생의 힘이 컸다. 아침 일찍 버스로 경북 영천시에서 올라온 이들 자원 활동가들은 티켓 교환과 관객 안내를 돕는 등 곳곳에서 활약했다. 강종오(23)씨는 “대학 생활에서 뜻깊은 자원봉사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자원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여성마라톤대회에도 참여했다는 김종원(23)씨는 “여성신문 행사와 인연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세대구분 없이 즐긴 콘서트 대만족”
김성희(42)씨 가족은 콘서트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앉아있던 사람들. 한주희(13)·정우(12) 남매는 MC몽의 열렬한 팬으로 “가까이에서 좋아하는 가수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노하은(13)·하림(9) 남매를 데리고 공연장을 찾은 유정희(40)씨는 선정적인 춤이 주류를 이루는 요즘 추세와 다른 점을 높이 평가했다.

디바 트리오 “내숭떨지말고 즐기세요”
이번 콘서트의 주인공인 세 명의 여성 가수 중 큰언니로 가장 먼저 공연을 펼친 박미경은 “내숭 떨지 말고 여성분들의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주세요”라며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스케줄에 쫓겨 직접 오토바이를 몰고 왔다는 가수 BMK는 “헬멧이 작아 얼굴에 자국이 났다”고 얘기해 관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2004년 마라톤대회 공연 시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야외 공연장을 지켰던 관객을 기억하며 이번 콘서트에 참여했다고. 지난해에 이어 참여한 가수 마야는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며 “어느 인터뷰에서 가장 인상적인 공연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제1회 여유만만 콘서트’라고 대답했었다”고 얘기했으며 공연 후엔 “앞으로는 제2회 여유만만 콘서트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 여유만만 콘서트에 열광한 각계 인사들 ♬

제2회 여유만만 콘서트에 함께 한 각계 인사들은 “오랜만에 다시 젊음을 만끽하는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연구 활동으로 대외 행사에 참여 기회가 적었던 과학기술계 여성 리더들이 대거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 보좌관은 “최근 여성 과학자들이 미래 중요한 성장 요인으로 평가받는 이때, 이들의 의기를 북돋우는 행사는 매우 의미 깊다”고 말했다.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콘서트는 처음이라 별세계 같았다”는 정광화 한국진공학회 회장은 대전에서 올라와 참여했다. 전길자 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원장은 “여성들이 하나 돼 열광하는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TV로 클론의 모습을 보고 감동했는데 직접 보게 돼서 기뻤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지영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은 “남성 서포터스가 함께 참석한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고, 이혜숙 WISE센터 소장은 “‘여유만만(女有萬滿)’이란 공연 제목의 의미가 마음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박영숙 (재)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유만만 콘서트가 이렇듯 성황을 이룬 것은 여성신문 17년 역사를 방증하는 것”이라며 “이 열기가 내년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는 “지난해보다 한층 성숙하고 박진감 넘치는 공연이었다”며 “여성들에게 의기를 북돋우는 축제”라고 덧붙였다.
한우섭 (사)한국여성의전화연합 공동대표는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참가자·출연자들이 여타 다른 콘서트와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송인준 헌법재판소 재판관은 “각계 여성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층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고승덕 변호사는 “여성의 사회적 위치는 점차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 먼길을 가야 한다”면서 “콘서트를 관람하며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남성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겠다고 새삼 다짐했다”고 강조했다.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남성과 여성이 서로 이해하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멀다”며 “세대와 젠더가 섞여 만끽한 여유만만 콘서트는 남성과 여성의 간극을 좁히는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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