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공동체 통해 대안을 찾는 사람들

최근 ‘○○마을학교’ ‘○○공동체동네’라는 명칭이 부쩍 눈에 띈다. 2000년 들어 도심과 주변 지역에 등장한 이 그룹들은 저출산·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기 이전 또는 이후부터 육아와 교육, 돌봄과 노인 부양 문제를 직시하고 함께 떠맡아 고민해 온 주체들이다.
그 중 올해 3월 서울 도심에서 개교한 성미산학교(교장 조한혜정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출산 문제의 주요인인 ‘아이를 어떻게 키우나’의 문제를 공동육아·교육으로 해결하려는 대표적 사례. 마을 주민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학교’의 필요성을 계기로 세워진 학교는 10여 년에 걸쳐 일궈진 도시 공동체 역사와 맥이 닿아 있다. 대안적 육아그룹인 공동육아협동조합을 운영했던 이들은 ‘돌봄과 교육이 공존하는 학교’를 만들었고, 뜻을 함께 하는 85가구 주민이 1000만∼1500만 원의 기부금을 내놓아 공간이 완성됐다. 총 12년제의 학교에는 현재 70여 명의 학생과 30여 명의 상근·시간제 교사가 있다. 대부분 학부모이거나 마을 주민인 교사들은 전형적인 학교 교육의 틀을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프로그램들을 교육한다.
주창복(45) 교감은 “생활 공동체에서 비롯된 학교는 ‘아이뿐 아니라 교사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개념을 중심으로 한다”며 “학교와 관련된 일은 주민, 학부모로 구성된 돌봄과 소통위원회와 의논하고 해결한다”고 강조했다.
과천의 무지개교육마을 또한 공동육아를 표방한 커뮤니티다. ‘더불어 가는 배움터’인 학교는 초등학교 과정을 중심으로 대안교육을 진행한다. 교육마을이란 명칭이 암시하듯 교육을 학교에만 집중시키지 않고 사회적 자원이나 주민사회와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고령화에 대비하는 그룹도 늘어나고 있다. 교육마을과 달리 특정 명칭 없이 공동체를 구성하는 이들은 보건복지 연계 서비스, 노인 자원봉사센터 등을 마련하고 ‘현재보다 질 높은 삶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1년 전 충북 괴산으로 옮겨 간 이구재(61·여)씨는 “50∼60대 비슷한 연령의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자체적으로 재가복지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몇 십 년 살아온 도심을 떠나 지역에 새로 터전을 잡는 것은 모험이었지만 같은 상황의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며 차분히 노년을 준비하는 현재 생활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고령화 대비 공동체의 형성은 ‘노인 요양시설 확충’과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 등 정부의 시책에 맞춰 자체 예산과 지역 특성에 맞춘 새로운 노인복지정책 및 프로그램 개발에 힘을 쏟으며 고령화 시대를 준비하는 지방자치단체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 이 공동체들은 노인 일자리 지원을 위한 고령자취업알선센터, 노인 교통수당 지급, 65세 이상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한 경로연금 지급 등의 지자체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며 의료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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