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티스트 야나기 미와 신작 ‘우화 시리즈’ 화제
이번 개인전은 일본 내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를 중점적으로 소개해온 유서 깊은 하라미술관(www.haramuseum.or.jp)에서 8월 13일부터 11월 6일까지 약 석 달에 걸쳐 열리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하라 도시오 하라미술관장은 “‘순진 무구한 노파와 무자비한 소녀들의 믿기 힘든 이야기’는 이전 그녀의 작품과는 달리 잔혹해 많이 당황했지만 주위 여성들이 모두 재미있어해 전시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전시회를 기획한 야스다 아쓰오 학예원은 “‘여성’이라는 독특한 주제로 흥미로운 작품활동을 펼쳐온 야나기 미와의 이번 개인전은 도쿄에서 열리는 ‘여성성’을 주제로 한 첫 번째 전시회일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야나기의 이번 신작 시리즈는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냉소적이면서 잔인한 내용을 담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거울 속에는 나쁜 왕비 대신 참혹하게 늙어버린 백설공주가 비춰지고 그레텔은 자신을 괴롭히는 노파의 손가락을 물어뜯는다. 빨간 모자는 더 이상 늑대에게 당하지 않는다.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모델은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로 게다가 소녀들이다.
야나기는 “모델로 출연한 소녀들 모두가 ‘소녀 노파’ 역을 하고 싶어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동화나 우화가 ‘착한 소녀’와 ‘나쁜 노파’의 대립 구도라는 정형화된 도식으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하며 “이번 신작을 통해 현실 속에 정말 그러한 ‘소녀성’ ‘노파성’이 존재하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쿄=한정림 특파원 ubikili@empal.com
admin@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