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서울 시청앞 광장 전시장

차를 타고 서울시청 앞을 지나다 깜짝 놀랐다. 잔디광장 주변으로 무슨 안테나 같은 원판이 높이 여러 개 서있는데 “아이고…” 혼자 소리칠 정도로 낙담했다. 그 색들이 너무나 어색하고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걸 좀 좋게 바꿀 수 없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다시 시청 광장으로 걸어가 사진을 찍어봤다.
카메라의 힘인가. 이렇게 풍경으로 담아보니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지만 그러나 현장감은 달랐다. 우리의 서울이 환경 디자인에서 좀 뒤져 있다는 개인적인 실망을 감출 수가 없다.  
사람들의 취향에 대해 얘기하기는 참으로 조심스럽다. 비록 학문적으로 ‘고급 취향’ ‘저급문화’를 논한다 해도 그러나 사람마다 개성이 있듯이 취향이 다르기에 어느 것이 ‘더 좋다’ ‘못하다’ 말하기 참으로 거북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 모두 좋아지고 있다는 서울의 환경을 위해, 한 시민으로서 시청 앞 광장의 조형물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싶다.
이것들은 가까이 가 보니 한강 노들섬에 건립할 오페라 하우스의 국제설계 공모 작품들을 시민들에게 알려주며 여론을 듣는 전시회였다.
내용만 보자면 정말 중요하고 문화적인 광장 전시라 할 수 있겠는데 그러나 멀리서 보고, 또 가까이 광장 잔디밭을 돌며 살펴도 그 생김새와 색깔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크다. 꽃분홍과 파랑을 그것도 알록달록 섞어놓아 더 그렇다. 회색빛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만약 단색으로 처리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여기 컴퓨터로 색을 바꿔봤다. 세련된 단색이라면 이 조형 실루엣까지 괜찮아 보이지 않았을까. 이왕이면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멋지게 세웠다면 아, 얼마나 좋았을까? 노들섬에 세워질 서울의 새로운 랜드 마크를 더욱 아름답게 그려볼 수 있었을 것이리라. 시청 앞 넓은 잔디 주변 환경이 바로 서울의 디자인 감각을 보여주는 멋진 ‘전시장’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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