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e비즈니스 트레이닝 해외 참가자 3인 공동 인터뷰

“1주일이 짧지 않냐고요? 절대로 그렇지 않아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정보기술(IT)과 세계여성기업인 네트워크를 어떻게 다져나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지난 7월 25일부터 6일간 산업자원부(장관 이희범)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주최하고 숙명여자대학교 아태 여성정보통신센터(원장 김교정)가 주관하는 ‘e비즈니스 트레이닝’에 참가한 켈리 매클럭(Ceilidh McClurg·캐나다), 엘리자베스 바스케스(Elizabeth A. Vazquez·미국), 핌 케마싱키(Pim Kemasingki·태국)의 소감이다.
‘APEC 여성의 디지털 경제 참여를 위한 계획’ 사업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프로그램에는 APEC 회원 14개국 50여 명의 여성 최고경영자(CEO), 정부 관료 및 국제 전기통신연합(ITU)의 추천을 받은 비APEC 회원국(네팔, 라오스, 몽골, 부탄)의 개도국 여성들이 참여했다.
“무엇보다 다른 나라 여성 기업인의 성공 사례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다”고 밝힌 익스텐드 마케팅(Extend marketing·캘거리) 대표 켈리 매클럭은 “교육도 좋았지만 각국 여성 기업인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사회 기부가 일반화되어 있는 캐나다에서 각 기업이 기부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해야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해 자문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연결해주는 것이 그의 일. 기자로 활동하던 99년 시장성을 확신하고 2001년 창업했다.
당시 동종 기업이 없었기 때문에 위험도 컸지만 가능성도 컸다. “돈 받고 자원봉사하니 행복하다”는 그는 “한국에 나와 같은 일을 하고자 하는 여성이 있다면 함께 협력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엘리자베스 바스케스는 트레이드 빌더(Trade builder·워싱턴)사의 대표. “미국은 여성 기업가와 IT 지원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 없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교육과 시스템에서 앞서 있다”고 평가하는 엘리자베스는 인터넷으로 기업 간의 네트워킹을 중개하는 일을 한다.

“97년 IBM사의 시장조사를 담당하면서 많은 여성 CEO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아시아 여성 CEO들이 IBM과 함께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고 본사와 연결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창업을 했다. “낯선 지역과 타국에 투자를 원할 때 중소기업은 독자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어렵다. 자본, 기술 등 정보와 파트너 선정, 그리고 기초적인 협의를 이끌어 내는 것까지 인터넷에서 이뤄지도록 서비스하기 때문에 시간 절약 등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규모가 작은 여성기업의 네트워킹 서비스를 돕는 자선단체 운영에 푹 빠져있는 중”이다.
핌 케마싱키는 웹사이트 구축, 뉴스 콘텐츠 생산, 영자 신문을 발행하는 시티 라이프(City life·치앙마이)사 대표이다.  기자로 활동하다가 97년 지금의 남편과 함께 웹사이트 서비스를 하는 회사를 창업했다.
“태국은 방콕을 제외한 지역에는 한국처럼 인터넷이 보급되어 있지 않다. 창업 후 3∼4년 동안은 컴퓨터를 모르는 직원, 그리고 지역 사람들과 매일같이 씨름하는 것이 일이었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지금은 영국의 웹사이트에 국제 뉴스 콘텐츠를 제공할 만큼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핌은 “이번 한국 방문은 안주하려는 나 자신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바로 ‘네트워크’.  켈리는 “캐나다의 경우 여성 기업인을 위한 각종 제도가 있지만 활용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여성 기업인들 간에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는 “미국은 여성 기업가들을 주축으로 하는 ‘내셔널 비즈니스 카운실(National business council)’이 있어 대통령과 의회 등에 자문기구 역할을 하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금지원 등 정책은 부족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핌은 “최근 태국의 여성 경제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가족 기업 내에서 무급으로 일하는 등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성공한 여성 기업가들도 네트워크를 자신들의 비즈니스 기회로만 여길 뿐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이나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기업의 사회 기부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한 캐나다의 켈리 매클럭, 여성 기업가들을 돕는 자선단체 운영에 더 매진하겠다는 엘리자베스 바스케스, 태국의 가난한 주변 국가에 인터넷 보급을 통해 그들의 경제적 교류를 돕고 싶다는 핌, 이들은 오늘 세계를 무대로 뛰는  젊은 여성 기업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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