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부·주방보조 거쳐 슈퍼모델로 성공

‘소말리아’라는 나라는 우리에게 빈곤의 상징으로 각인되어 있다.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아프리카의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여러 역경을 딛고 세계적인 모델로 성공한 와리스 디리. 그녀가 직접 쓴 자전적 이야기 ‘사막의 꽃’이 번역 출간됐다.
13세 어린 나이에 낙타 몇 마리에 팔려 나이든 노인과 결혼해야 하는 현실에 부닥쳐 가족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며 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공식적으로는 65년 생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는 사실 자신의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 어머니가 낳은 열두 명의 자녀 중 여섯이 죽었지만 모든 것은 알라의 뜻에 맡기는 것이 그곳의 삶이었다.
소말리아에서 글이 생긴 것이 73년인 만큼 그는 정규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 제대로 된 옷은커녕 신발 한번 신어보지 못하고 맨발로 초원을 누비던 유목민 소녀는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계획 없이 생존을 위해 도시로 나섰다.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와 런던의 가정부 생활로 시작해 맥도널드의 주방보조 등을 거쳐 세계적인 슈퍼모델이 되기까지 힘든 생활 속에서도 와리스는 절대 좌절하는 일 없이 자신의 삶을 낙관적으로 개척해 나간다.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남자를 돌로 때려눕히기도 하고, 여권 위조에 위장결혼까지 못하는 것이 없었다.
이 책에는 또한 아프리카 여성들의 가슴아픈 현실도 포함돼 있다. 와리스는 다섯 살쯤 되던 해에 성기가 잘려나가는 할례 의식의 고통을 당해야 했다. 그는 모델로서의 전성기였던 97년 한 여성지와의 인터뷰에서 할례를 받았던 어린 시절의 경험을 털어놓았다. 하루 6000여 명의 아프리카 소녀들이 난자 당하고 뉴욕 한복판의 가정에서도 비밀리에 자행되고 있는 이 끔찍한 전통을 종식시키겠다는 결심을 하기에 이른다.
아프리카 보수주의자 광신도에게 암살 당할 위협을 감수하면서 수많은 강연과 인터뷰, 방송출연 등을 통해 여성할례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힘썼다. 마침내 유엔특사로 임명돼 유엔인구기금(UNFPA)의 여성성기절제술(FGM:Female Genital Mutilation) 반대운동에 합류해 활동했다.
와리스는 소말리아어로 ‘사막의 꽃’이란 뜻이다. 수많은 아프리카 여성의 희생을 막기 위해 애쓴 그는 2004년 ‘세계 여성의 상’ 인권상을 수상했다.

와리스 디리 지음/ 이다희 옮김/ 섬앤섬/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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