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포르나’ 참여하는 개그우먼 강유미·안영미씨

“포르노를 비판하는 개그를 한다는 점에 끌렸어요. 마침 그 주제로 개그를 기획해 놓은 것도 있었거든요”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7월 18일 오후 6시 서강대 메리홀에서 개최하는 안티성폭력페스티벌 ‘포르노 포르나(PorNO PorNA)’ 무대에 서게 된 개그우먼 강유미(22)·안영미(22)씨. 동갑내기로 2004년 4월 KBS 개그 콘테스트 19기 동기로 나란히 데뷔한 이들은 현재 KBS ‘개그콘서트’에서 ‘go! go! 예술 속으로’ 코너에 함께 출연 중이다.

‘포르노 포르나’는 2004년까지 6년간 개최됐던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의 후속으로 추진되는 행사. 남성, 이성애자, 비장애인 중심의 성문화를 비판하고 다양한 계층을 포함하는 대안적 성문화 ‘포르나(Porna)’를 제안하고 함께 즐기기 위한 것이다. 강유미, 안영미씨는 자신들의 코너를 ‘go! go! 포르노 속으로’라는 제목으로 바꿔 포르노 속 상황을 연기하며 남성 중심의 포르노를 비판할 예정이다.

개그맨 사회는 연예인들 중에서도 특히 위계 질서가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 개그맨이 맡는 역할이 한정돼 있는 개인 프로그램에서 여성 두 명이 이끌어 가는 코너가 방송되고 인기를 끄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위계 질서가 강할 뿐 아니라 지극히 남성 중심적인 사회죠. 여성 개그맨은 남성 위주의 개그의 감초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강해요”

개그맨 관행에 대한 강씨의 설명에 안씨도 덧붙였다.

“여성 개그맨 자신들의 문제도 있다고 봐요. 남성에게 의지하며 아이디어 개발에 소홀해지기도 하거든요”

2003년 ‘폭소클럽’에서 ‘여자 이야기’로 시작해 ‘마이 걸’ 등의 코너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한 여성 캐릭터를 연기해 많은 여성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강유미씨. 2004년 가을 ‘이프’와 인터뷰를 가진 것이 계기가 돼 이번 행사의 참여를 권유받게 됐다.

“‘세 여자 이야기’ 코너를 준비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여성학 책도 읽어 보고 여성신문도 읽고 여성단체 홈페이지도 자주 들어가곤 했어요”

여성 콤비의 개그를 선보임으로써 새로운 변화를 시작한 강유미, 안영미씨는 유행어의 반복으로 웃기려는 개그보다는 남들이 생각 못한 신선한 소재이면서도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개그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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