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이미경, 김혁규 의원이 열린우리당 지명직 상임중앙위원이 됐다. 이미경 의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로 당시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치에 입문, 이후 민주당과 신한국당이 합당하면서 신한국당 소속 의원이 된다. 그러나 99년 환노위에서 신한국당 당론을 거스르고 노사정위법 찬성 표결을 하면서 '왕따'를 자처했다. 당시 이미경 의원은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여성운동을 하는 시민사회영역에서 의회정치라는 제도권으로 그 영역을 옮긴 것이다.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열린우리당 내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선배의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미경 의원을 포함한 당내 여성 정치인들은 여성 정치인들의 당직안배를 위한 '제도'를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출 방식은 프랑스의 '남녀동수공천법'처럼 여성과 남성을 1대 1 비율로 뽑는데, 열린우리당 여성 정치인은 이러한 제도 도입도 참고할 만하다.

지난 2월 28일 밤. 이계경 한나라당 의원은 법사위에서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통과되던 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날 기자에게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호랑이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며 한나라당 내에서 여성관련 이슈를 적극적으로 정책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장담처럼 이계경 의원은 국회 내 여야의원 84명이 참여한 '양성평등포럼'을 창립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계경 의원은 최초 소속 상임위를 여성위에서 예결위로 옮겼다. 이와 관련, 이 의원실 한 보좌관은 이계경 의원이 해당 상임위를 옮기는 것에 대해 여성문제를 뒤로 하려는 것 아니냐는 단선적인 비판보다는 '성인지적' 예산결산 심의를 위해 옮기는 것이니까 계속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의원과 이계경 의원 모두 여성계 지분을 얻고 비례대표로 정치에 입문한 대표적인 여성이다. 그들이 현재 소속된 정당이 달라서 그들의 당내 역할과 과제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속한 정당과 무관하게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굴에 들어간다'라는 말처럼 그들에게는 '양성평등 과제'라는 사명감이'여성 정치인'이라는 레테르와 함께 새겨진 셈이다.

장성순/여의도통신(ytongsin.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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