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간의 세계일주'로 시간 개념'로빈슨 크루소'로 유통원리 배워

한비야 여행기로 우리나라 이해'찬드라'로 이주노동자 인권교육

서울시교육청 독서지도 매뉴얼은 시도교육청 차원의 첫 권장도서 목록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서울시교육청 윤명숙 장학관은 “이번 자료는 지역 교육청, 교육학술정보원 등 기존의 여러 기관의 권장도서 목록들을 분석해 교과내용과 접목해 만들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매뉴얼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를 대상으로 과목 특성과 단원 내용을 고려하여 참고도서 리스트와 독서를 활용한 교수학습안 예시자료 등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다양한 책 읽기를 통해 교과서에서 벗어나 구체적으로 현실생활과 연결함으로써 독서의 효과와 재미를 배가하고자 노력했다.

초등학생용

지도자료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 교육과정을 분석해 각 과목 단원별 학습 목표와 참고도서를 소개하고 이를 이용한 학습 과제를 예시했다.

예를 들면 3학년 사회 '시장과 우리생활'을 배울 때는 대니얼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를 읽고 로빈슨이 되어 필요한 물건 3가지를 선택하고 이유를 적어오는 과제가 제시된다. 이를 통해 다른 고장과의 물자 유통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4학년 수학 '시간과 무게' 단원에서는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읽고 책 속의 장소 이동에 걸리는 시간 조사를 과제로 해서 시간에 관련한 사실을 바르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한다.

중?고등학교용

지도자료는 7개 교과(국어·사회·도덕·영어·수학·과학·국사)에 대해 중1부터 고1까지의 학생을 대상으로 했다. 과목별 다른 형식으로 주제에 알맞은 참고도서와 심화도서 목록를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국어시간에 독서교육이 주로 이뤄졌지만 전 과목에 걸쳐 책을 통한 교육이 가능하게 되었다.

박완서의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먹었을까'는 국어와 사회에서 함께 제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작가가 청소년기를 보낸 서울의 모습이 자세히 묘사돼 사회과목의 촌락과 도시 생활 모습 이해에 도움이 된다. 오지 여행가 한비야의 49일간의 국토 종주 여행기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에선 호남·관동·충청 지방의 생활모습을 배운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 인권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 '찬드라'가 제시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부천 외국인 노동자의 집' 이란주 간사가 기록한, 한국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정신병원에 6년 4개월 동안 감금당했던 네팔 여성 노동자 찬드라의 실화는 우리 사회 인권감수성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수학 과목에서는 수학적 개념이나 이론을 쉽게 풀어 쓴 책들이 주로 소개됐다. 홍익대 수학교육과 박경미 교수의 '수학비타민'은 '세발낙지의 발은 세 개(?)'와 같은 유머로 시작해서 '666과 빌 게이츠' '스포츠 스타들의 등번호' 등 일상적인 예들 속에 숨어있는 수의 성질을 소개하여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한다.

영어 과목의 경우 중학교 1학년에서는 돌고래의 생활을 표현한 논픽션 'Amazing Dolphins'(Virdinia Marconi 작)를 읽고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깨닫고, 고등학교 1학년에서는 바다와 싸우는 노인의 삶을 그린 'The Old Man and the Sea'(Hemingway 작)를 통해 인간의 강인한 정신력을 배우도록 한다.

박윤수 기자 birdy@

cialis coupon cialis coupon cialis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